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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이슈] 남부내륙철도, 창원 불씨 껐더니...이번엔 역 위치 '갈수록 태산'

해인사, 합천정거장 초안 관광수요 무시 "개발업자에 지자체·국토부 동조한 처사"
고령군, 가야산 우회노선 "철도부지 다 내주고 역 하나 없어"
거제시, 종착역 위치...상문동 VS 사등면 두고 의견 엇갈려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1/01/18 [18:14]

[노선이슈] 남부내륙철도, 창원 불씨 껐더니...이번엔 역 위치 '갈수록 태산'

해인사, 합천정거장 초안 관광수요 무시 "개발업자에 지자체·국토부 동조한 처사"
고령군, 가야산 우회노선 "철도부지 다 내주고 역 하나 없어"
거제시, 종착역 위치...상문동 VS 사등면 두고 의견 엇갈려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1/01/18 [18:14]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철도 정거장 위치를 두고 합천, 거제 등 지자체 내에서 갈등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합천 해인사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해인사역' 설치를 촉구하고 나섰고, 거제에서는 종착역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고령에선 철도 부지는 내주고, 역 하나 없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남부내륙철도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하 평가서 초안)을 공고하고,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노선이 통과하는 각 지자체별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남부내륙철도는 수도권과 남부내륙 지역을 직접 연계하는 철도서비스를 제공해 접근성을 높이고, 남해안 문화·관광 활성화 등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11년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됐다.

 

3차 철도망계획에도 포함돼 있었지만 추진이 지지부진하다가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예비타당성 면제 대상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하지만 지난 2월께 창원시에서 진주시를 경유하지 않고 창원(군북)쪽 직선 노선을 제안하면서 창원-진주 간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다가 지난 10월께 진주 경유안으로 확정됐다. 창원시는 유감을 표명하는 선에서 마무리짓고, 대신 창원(마산)방면으로 열차 투입을 늘리도록 했다.

 

▲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철도 노선도(안)  © 철도경제

 

◆ 국토부, 환경피해 최소화 '가야산 우회 1안 제시'

 

남부내륙철도는 최고운행속도 250km/h급의 준고속선으로 경부선 김천역에서 분기해 성주, 합천을 지나 경전선 진주역에 접속한 후 고성, 통영, 거제까지 약 187km의 단선철도를 신설하는 국책사업이다.

 

오는 2027년 개통 예정으로 서울(수서)-진주-거제 간 일 18회, 서울(수서)-진주-마산 간 일 7회 여객열차를 투입하게 된다.

 

정거장 중 김천역과 진주역은 기존역을 개량하고, 나머지 정거장 5개소는 신설할 예정이다. 문제는 정거장의 위치다.

 

국토부가 이번 설명회에서 공개된 평가서 초안에 따르면 ▲진주시 구간 지하화 ▲가야산 국립공원 우회 ▲정거장 입지 분석 후 최적 위치 선정 등 전반적으로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는 1안과 노선 직선화에 방점을 둔 2안 중 1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2안의 경우 거제시 사등면 종착으로 총 노선 길이와 중간 우회 노선을 줄여 사업비도 감소시킬 수 있지만 국립공원인 가야산을 통과하기 때문에 환경 피해 우려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의 대안1(붉은색)과 대안2(파란색). 국토부는 가야산 국립공원 환경 피해 최소화 등을 고려해 1안을 제시했다.  © 철도경제

 

◆ 해인사역, 대안 2개 중 어느 곳에도 없어 "관광수요 무시한 처사"

 

현재 제안된 노선 및 정거장 위치를 두고 가장 크게 반발하는 곳은 해인사다. 여기에 인근 거창군까지 가세했다. 이들은 합천 정거장을 현재 대안1, 2에 제시된 읍내 인근이 아닌 합천군 야로면 일대(해인사IC 인근)에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4일 해인사는 홈페이지에 공지한 '(해인사역 설치) 촉구서'를 통해 "지난 2년 간 해인사와 조계종단, 합천지역 주민과 많은 국민들이 요청해왔던 '해인사역' 설치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며 "평가서 초안에 합천군을 경유하는 지역에 '해인사역'을 배제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합천군은 해인사와 가야산이 있어 서울, 경주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가장 많은 국가지정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기초지자체로 연간 100만명이 넘는 탐방객과 불교신자들로 붐빈다"며 "수도권과 연계된 철도가 개설돼 '해인사역'이 생긴다면 수도권과 충청, 경북내륙에서 해인사와 가야산을 찾게되고, 그 혜택은 국민과 합천군 주민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에 발표된 합천의 정거장 부지 초안은 개발투자업자들과 이에 동조한 지자체 인사들이 내세운 합천읍내 인근으로 채택했다. 그리고 소신없는 국토부가 이에 영합했다"며 "지역개발업자의 이해만을 반영한 내용으로 결정한다면 수요저조로 공동화되어버린 경전선 함안역의 잘못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해인사와 발을 맞춰 온 구인모 거창군수도 지난 14일 군청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100만 관광객이 찾는 해인사가 남부내륙철도에서 배제되면, 남부내륙철도는 남해안 관광만을 위한 철도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천군은 지난 15일 해인사와 이견을 좁히고 영향평가서의 대안2에서 제시한 율곡면 임북리에 정거장을 세우는 것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합천역사 유치 추진위원회 간담회'를 열었지만 별다른 소득없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 남부내륙철도 합천정거장(안). 해인사와 거창군은 대안1, 2가 아닌 합천군 북쪽 야로면에 정거장을 신설해야한다는 입장이다.  © 철도경제

 

◆ 가야산 우회 노선, 고령주민 "부지 내주고, 역은 없다"

 

고령군은 2년 동안 쌍림면 고령IC 부근에 철도역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고령군측은 광주-대구, 중부내륙고속도로 등 도로교통뿐만 아니라 향후 대구-광주 간 달빛내륙철도가 지나갈 예정으로 환승 연계성 측면에서 고령이 적합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런데 이번 영향평가서 대안1에 제시된 가야산 국립공원 우회노선은 대안2의 직선노선에 비해 고령군을 많이 점유하지만 역은 성주군 수륜면에 예정돼 있다. 고령군의 불만은 여기에 있다. 

 

고령군 관계자는 "해당 노선에 가옥과 축사가 많은데 (철도가 지나는) 덕곡면 주민들의 삶의 터전은 물론 상당수 대가야 역사·문화 자산을 잃어버릴 위기에 몰렸다"고 말했다. 역 유치위원회는 "노선을 철회할 때까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 가야산 우회 노선(1안)은 고령군쪽으로 우회한다. 대안1에 제시된 역 위치는 성주군 수륜면 일대다.     ©철도경제

 

◆ 거제시, 상문동 VS 사등면...종착역 어디에?

 

남부내륙철도의 종착역인 거제시도 역 위치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영향평가서에서 제시한 대안1은 거제시 중심가로 인구가 밀집한 상문동을 종점으로 두고 있다. 반면 직선화 위주의 대안2는 거제시 초입에 위치한 사등면이 종착역이다.

 

거제시 일부 주민들은 상문동까지 철도가 들어가면 사업비도 늘어나고 시내 교통문제도 해소해야하는데 탁상공론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거제-통영 사이 견내량 해역에 철도교량 건설을 두고도 사등면 주민들은 '돌미역 최대 군락지'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한 기관 관계자는 "남부내륙철도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이지만 추후 운영을 고려해 수요예측을 무시할 수 없다"며 "그동안 간선철도 신설·개량을 하는 과정에서 시가지 확대·개발을 염두하고 역 위치를 기존 시내에서 너무 멀리 둔 경우 접근성 문제로 역 이용객이 감소하거나 지역민들이 불편함을 제기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광객 수요도 인근 지자체 시내와의 접근성을 고려해 접점을 찾는다면 수요 창출과 침체한 지역의 균형발전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국토부 관계자는 "평가서 초안서 검토·제시한 노선과 역 위치 등은 최종 결론 난 것이 아니다"며 "주민설명회를 통해 제출된 의견을 수렴해 기획재정부, 환경부 등 정부 부처와 각 지자체와 논의를 거쳐 실시설계 단계에서 최종 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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