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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전철 지하화 공약 "선거철 왔구나"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1/01/25 [09:23]

[기자수첩] 서울전철 지하화 공약 "선거철 왔구나"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1/01/25 [09:23]

▲ 장병극 기자     ©철도경제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선거철이 다가오는 모양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서대문갑)은 '서울의 새로운 미래 철도에서 시작하겠습니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우상호 의원의 '내일을 꿈꾸는 서울' 정책시리즈 6탄인 서울 시내 철도 구간 지하화 공약. 그동안 철도 지하화 공약은 국회의원·시장 선거 등을 가리지 않고 단골 이슈 중 하나였다.

 

지역 주민들로써는 '혹'하는 공약일 수 밖에 없는데, 아직까지 밑그림조차 제대로 그려지지 않는 등 실현된 적이 한번도 없다. 이제 '철도 지하화'라는 단어가 친숙하다 못해 웃음만 나온다. 

 

우 의원이 '끝까지 지킨다'며 내세운 '철도 지하화' 공약을 살펴보면 서울-구로, 구로-온수, 구로-금천구청, 청량리-창동 구간 등 전철 1호선을 지하화하면 약 17만 5000평의 부지가 새로 생긴다고 말한다.

 

이렇게 마련한 땅으로 도심에 녹지와 공공주택을 조성하겠다는 큰 그림을 제안했다. 우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서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열며 "철도는 산업화와 발전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도심 내 단절을 가져오는 장애물이 됐다"고 언급했다.

 

또한 철도 지하화를 통해 노후화된 강북 역세권에 성장 동력을 만들게 돼 강남·북 간 균형발전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서울 도심 내 1호선 구간뿐만 아니라 2호선, 4호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지상구간도 땅 속으로 넣어 역세권을 고밀도 개발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과연 실현 가능한 정책일까. 장기적으로 지상 구간(교각) 노후도를 감안할 때 2·4호선 정도는 생각해 볼 수 있다. 서울시 관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자에게는 선거철 단골 이슈인 '지하화' 공약이 '희망고문'처럼 들린다. 아직 정확하게 금액이 산출된 적도 없지만 일각에서는 서울 시내만 지하화해도 어림잡아 사대강 사업비 못지 않을 것이라고 추산한다. 

 

사실 기자도 경원선 철길 바로 옆에 산다. 연선 주민들도 '언젠가 경원선 철길도 지하화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너무나도 많이 회자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도 아는 것 같다. 인근 부동산에도 물어보면 공인중개사들은 '언젠가'를 강조하며 웃는다.

 

노선별로도 사정이 다르다. 구로-수색 간은 장기적으로 경부선 용량 포화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상구간을 존치시키되 수색-광명 구간을 지하에 추가로 철도를 건설하는 계획이 수립돼 있다.

 

경원선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GTX-C노선이 청량리-창동 노선 지하를 통과한다. GTX-C 노선 만들 때 경의·중앙선 일부 구간처럼 같이 지하화하면 되지 않겠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민자투자사업임을 감안할 때 쉽지는 않다.

 

더욱 중요한 건 추후 남북철도 연결을 가정할 때 모든 노선을 지하화한다면 물류 운송 등도 지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미 차량을 조성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 차량기지까지 이전하자고 촉구하는 마당에 선로까지 지하로 내리면 거시적 관점에서 여객만 남고 물류는 외면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는 숙원사업이기도 하기에, 선거철에 빠질 수 없는 'Story'라는 것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무작정 '지하화'라는 카드로 '희망고문'을 하지말고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으면 한다. 서울시 재정만으로 감당안되는 사업이라면 차라리 그 돈으로 다른 사업을 고민하는 건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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