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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정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북방철도연구센터장

남북철도용어비교사전 3쇄 개정판 발행, 400여 개 용어 새로 발굴
남-북 철도인프라 연결, 언어소통 선행돼야 "국내 철도산업 발전 기여 목적"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1/02/09 [13:12]

[인터뷰] 박정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북방철도연구센터장

남북철도용어비교사전 3쇄 개정판 발행, 400여 개 용어 새로 발굴
남-북 철도인프라 연결, 언어소통 선행돼야 "국내 철도산업 발전 기여 목적"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1/02/09 [13:12]

▲ 박정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북방철도연구센터장  © 철도경제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기대와 아쉬움이 교차하는 남북철도연결사업. 지난 2018년에도 남-북은 철도공동조사 및 착공식을 통해 서로 간 철도연결에 대한 의지를 다시금 확인했다. 

 

하지만 불안정한 세계정세 속에서 대북제재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철도종사자뿐만 아니라 범 국민적 기대가 담긴 철도연결사업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은 남북철도연결 및 현대화를 대비하고자 지난 2019년 팀·연구과제별로 분산됐던 조직을 하나로 묶어 확대 개편, 전담 연구조직인 '북방철도연구센터'를 개소했다.

 

북방철도연구센터는 철도연이 지난 2002년부터 축적해 온 남북 그리고 대륙철도 관련 연구를 집대성하고, 남북 경협 상황에 발맞춰 철도연결 및 현대화에 필요한 핵심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관련 기술뿐만 아니라 문화적 이질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가 '남북철도용어 비교사전'이다. 

 

분단으로 인해 단절됐던 철길을 철도용어로부터 소통, 연결하고자 편찬 작업을 시작한 이 사전은 지난 2013년 처음 발간된 이후 2018년 개정판을 냈다. 2019년부터는 온라인 포털(네이버 지식백과) 및 철도연 블로그를 통해 제공함으로써 일반인도 누구나 쉽게 열람하도록 했다.

 

철도경제신문은 박정준 철도연 북방철도연구센터장을 만나 이번 사전 개정판 발간의 의미와 발간 과정에 있어 어려웠던 점, 그리고 향후 과제 등을 들어봤다.

 

박정준 센터장은 "북한과 철도를 연결해 운행하기 위해서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상호 언어소통이 선행돼야 하는데 남북이 철도용어를 다르게 사용하고 있어 이를 비교·분석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국내 철도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남북철도용어비교사전' 편찬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물론 북한 연구진과 함께 '조선어대사전'을 가지고 작업하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어서, 철도연에서 단독으로 시작하게 됐다"며 "지난 2018년에 남-북 철도 공동조사 이후 오·탈자와 일부 단어 등을 보완해 개정판을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동조사 당시 남한에서 남북철도용어비교사전을 발간했다는 사실을 전달했을 때 북측도 긍정적이었고, 네이버 온라인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일반인 및 관계자들의 반응도 좋았는데 특히, 북한철도에 대해 그동안 잘 몰랐던 내용들을 사전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알게됐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간한 3번째 개정판에서 주로 수정된 부분에 대해 묻자 박정준 센터장은 "북한도 정권이 교체된 이후 자료도 많이 바뀌게 됐는데, 현재 김정은 체제서 과학을 강조하면서 북한과학자들이 본인의 이름으로 해외저널에 발표·투고하는 사례들이 늘어나 통일부 등 관계기관의 협조를 얻어 논문 등 관련 자료를 열람했다"고 밝혔다.

 

박 센터장은 "북측에서도 ICT 관련 용어 등을 많이 사용함에 따라 이번 3쇄 개정판 발간 시 전문학술용어를 포함해 400여 개의 새로운 단어를 추가로 발굴하고, 사용 빈도가 낮은 200여 개의 단어는 삭제해 총 1700여 개의 단어를 선정해 사전에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언어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했더니 남한과 북한 간 비슷한 단어를 쓰는 사례가 많았다"며 "유사성 비교 원칙에 따라 용어의 형태가 동일하고 의미도 같은 경우, 그리고 의미는 일치하지만 어문규범상 차이로 형태가 다른 경우 등은 모두 'O'로 표기했는데 한마디로 단어·의미 모두 같거나, 두음 법칙(임시→림시) 등에 따라 표기는 다르지만 남한에서 알아볼 수 있는 단어를 '유사성 일치'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건물(남한)-임시건물(북한)과 같이 용어는 다르지만 의미를 유추할 수 있으면 '△'로, 내부마찰각(남한)-자연쏠림각(북한)과 같이 단어 형태가 달라 용어를 유추할 수 없으면 '×'로 표기했다"며 "단어 뜻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영문과 한자어도 병기하는 등 남북한 간 철도 용어의 이질성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장기적으로 상호 언어 차이를 좁혀 나갈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전 편찬 과정에서 어려운 점에 대해 질문하자 박정준 센터장은 "무엇보다 남북 간 공동작업을 하지 못하다보니, 자료 확보부터 애로사항이 있었다"며 "북한에서는 과학원 산하 철도분원이 있는데 1년 단위로 성과를 논문으로 묶어 발간하고 있어 통일부에 신청해 자료를 확인하고 이 중 철도 관련 논문은 추려내 거꾸로 사전을 찾는 방식으로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박 센터장은 "일일히 논문을 뽑아서 사전을 대조해 용어를 선별하다보니 손이 많이 갈 수 밖에 없었다"며 "노동집약적 작업의 산물이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박정준 센터장은 사전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다방면의 검토과정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북한과 직접 작업할 수 없는 정치적 환경 속에서 차선책으로 남한에 북한출신 철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고, 최종적으로 신호통신, 전철전력, 차량기계, 토목 등 각 분야별로 철도연 내부의 연구원들의 손을 거쳐 사전을 낼 수 있었다"며 사전 편찬을 위해 기꺼이 동참한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아울러 그는 "세계정세가 다시 좋아지면 2018년 시기처럼 남과 북이 학회도 개최하고, 학술적으로 소통하면서 철도용어비교사전을 함께 보며 더욱 긴밀한 관계가 유지되는 날이 왔으면 한다"며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장관회의에서도 좋은 소식이 전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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