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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식의 2번출구] 한국발 ‘국제열차’, 어떻게 만들 수 있나

2022 베이징 올림픽 1주년 앞두고 재논의 “고속선 이어지면 북경까지 5시간대 가능”

박장식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1/02/15 [17:15]

[박장식의 2번출구] 한국발 ‘국제열차’, 어떻게 만들 수 있나

2022 베이징 올림픽 1주년 앞두고 재논의 “고속선 이어지면 북경까지 5시간대 가능”

박장식 객원기자 | 입력 : 2021/02/15 [17:15]

=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목요일, 철도와 관련된 비사를 꺼내는 <박장식의 2번 출구> 연재가 진행됩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의 철도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통해 미래의 철도 정책 등에서 배울 점, 또는 타산지석으로 삼을 점이 있는지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철도경제=박장식 객원기자] 한국발 국제열차에 대한 논의가 크게 늘었다. 최근 정치권에서 한일 해저터널 재추진과 관련된 논의가 갑작스럽게 터져 나오는가 하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지난 14년 전 하계올림픽 당시 추진되었던 ‘평양을 거쳐 베이징까지 운행하는 응원 열차’를 다시 추진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공사비가 비싸고 안전 문제를 장담하기 어려운 한일 해저터널에 비해, 이미 철도가 물리적으로 연결된 데다 정치적 상황만 나아지면 일사천리로 추진이 가능한 북한 경유 대륙철도가 그나마 현실성이 있는 제안으로 꼽힌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는 최근 자체적으로 궤간 변경이 가능한 대차를 개발했다. 경원선, 평라선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철도까지 직결이 가능한 기술이다. 국제정치와 남북관계라는 벽을 깨기 전 기술의 벽을 먼저 깨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추진은 어디까지 이루어지고 있을까.

 

▲ 2021 평창평화포럼의 <평창국제역에서 출발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북평화열차>세션.  © 박장식 객원기자

 

◆ “서울에서 베이징, 5시간대 운행도 가능”

 

지난 8일 진행된 평창평화포럼의 남북철도 연결 관련 세션인 <평창국제역에서 출발하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북평화열차>에서는 평창역에서 북측을 거쳐 중국 베이징까지 운행하는 ‘응원 열차’를 다시 편성하기 위해 남한과 북한의 철도를 연결하는 방안, 특히 고속철 연결에 따른 청사진과 그에 따르는 과제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해당 세션에 참가한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은 지난 2018년 남측 실사단이 북측 철도노선의 상황을 점검하고 평가한 결과를 공유하기도 했다. 나 원장은 “평양에서 신의주 구간은 이미 국제열차가 오가고 있어 철도 상황이 좋지만, 평양에서 개성 사이 구간의 개량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어 나 원장은 “공사 기간 1년, 한화 6000억 원에서 7000억 원을 투입하면 열차가 시속 60km에서 70km 정도의 속도로 운행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1년 내로 개량이 완료된다면 서울에서 평양을 거쳐 중국 단둥까지는 일반열차가 8시간 안팎의 시간이면 철도의 운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렇다면 장기 계획으로 이어져야 할 고속철도 연결의 청사진은 어떨까. 이미 고속철도로 경의선이 연결하겠다는 중국 측의 제안이 있었을 정도로, 경의 축선의 중요도는 큰 상황. 당장 고속선만 물리적으로 이어진다면 중국 단동을 통해 중국 전역에 마련된 총연장 3만 5000여 km의 고속철도와도, 나아가 실크로드를 거쳐 유럽의 고속철도와도 이어질 수 있다.

 

나희승 원장은 “고속철도로 경의선이 이어진다면 다른 국가와 한국이 일일생활권으로 묶일 수 있다. 서울에서 평양이 40분대, 베이징까지는 5시간대에도 가능하다”며 “상시로 철도가 운행된다면 물적, 인적 교류 역시 크게 확대될 것이며,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물론 현실적인 벽이 적지는 않다. 이날 포럼에 참가한 이정철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 교수는 “북한은 최근 8차 당대회를 통해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을 표방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장기전으로 갈 것이고, 이에 대비하기 위한 총력전을 표어로 내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현재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남북철도 연결에 있어) 중요한 과제”라며 대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한국을 주도로 한 다자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한반도의 분단 체제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올림픽이라는 변수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가동하되, 여러 이슈를 연계하기보다는 분리하여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청사진’만 준비하다가는 늦는다

 

문제는 남북 국제철도 운행 이슈가 ‘일회용품’처럼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남북 교통 연결 관련 이슈는 높은 중요성이나 파급력에 비해 미봉책으로만 그친 경우가 많았다. 당장 2018년에는 도로 연결 행사를 개최했지만, 대형 현판을 봉동 일대에 건축한 것이 전부였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대북 제재 탓에 선로, 도로 사용료를 지불하기도 어려운 데다, 북측 역시 현실적인 경제적 도움이 되지 않으니만큼 접근에 있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대북 제재가 완화된 이후의 상황이다. 러시아나 중국 등이 북한 측에 여러 교통망 개발 정책을 제안하고 있는 데다, 한국이 끼어들 자리 역시 충분치 않다. 경제 개발의 핵심은 교통망인데, 이러한 주도권을 뺏기게 된다면 향후 한반도와 관련된 여러 경제 개발에서 한국이 앞장서서 나가기에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쏟아져 나온다. 

 

단순히 ‘올림픽 때 응원 열차를 운행하겠다’라는 캐치프레이즈, ‘파리까지 열차를 운행하는 첫 역이 우리가 되어야 한다’라는 유치 퍼포먼스만으로는 부족하다. 대이란 제재의 예처럼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않고도 연결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실질적인 원조나 시설 개선이 가능한 부분이 어디에 있는지 찾는 등 사업의 지속을 중심으로 따져보아야 한다.

 

그나마 가장 실현과 가까웠던 사례가 2008년이었다. 물론 남북 정세의 급변으로 인해 실제 북경행 열차가 운행되지는 못했지만, 2007년 남북철도연결에 힙입어 베이징 올림픽 응원 열차를 운행하기 위해 크루즈 차량까지 새로이 만들었을 정도였다. 2022년의 ‘응원 열차’를 위해 실무 단계에서는 얼마나 준비가 이어지고 있는지, 공수표인지 아닌지를 다시 한번 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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