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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한의 生生환승] 실타래처럼 얽힌 통로들 '서울역 환승체험기①'

서울역, 1·4호선-경의선-공항철도 "차곡차곡 쌓아올린 환승 산증인"
시속 5km 걸음 '공항철도-1호선 8분, 공항철도-4호선 5분, 1-4호선은 2분'
1·4호선서 다른 노선 갈아타는 환승통로 한두곳 불과, '병목현상' 벌어져

박준한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1/02/17 [19:24]

[박준한의 生生환승] 실타래처럼 얽힌 통로들 '서울역 환승체험기①'

서울역, 1·4호선-경의선-공항철도 "차곡차곡 쌓아올린 환승 산증인"
시속 5km 걸음 '공항철도-1호선 8분, 공항철도-4호선 5분, 1-4호선은 2분'
1·4호선서 다른 노선 갈아타는 환승통로 한두곳 불과, '병목현상' 벌어져

박준한 객원기자 | 입력 : 2021/02/17 [19:24]

= 매일 이용하는 지하철이지만 항상 헤맸던 복잡한 환승역들의 숨겨진 이야기. 국내 지하철 환승역을 누빈 생생한 경험을 담아 풀어 낸 <박준한의 生生환승>이 매주 수요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철도경제=박준한 객원기자] 복잡하게 얽혀있는 수도권 전철 노선 중 유일하게 역명에 ‘역’이 붙은 역. 서울의 얼굴이자 우리나라 지하철의 시작점인 '서울역'의 이야기다.

 

서울역에서 청량리역을 잇는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철이 개통한 이후 서울에만 10개 넘는 노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노선이 얽혀 있다는 것은 다른 노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환승역도 늘어난다는 의미다. 서울역도 그렇게 하나 둘 노선이 늘어나기 시작해서 지금은 무려 4개 노선이 이곳을 지나는 거대한 역으로 변했다.

 

1호선을 필두로 4호선, 공항철도 그리고 경의선까지. 많은 노선이 지나는 만큼 지하철 서울역은 다양한 모습으로 승객을 맞이하고 있다. 

 

그 가운데 4호선을 제외한 나머지 노선은 모두 좌측통행인지라 여기가 일본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때가 종종 있다. 이는 수도권 전철을 운영하는 코레일이 좌측통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철인 서울 1호선도 코레일과 직결운행을 위해 좌측통행으로 운행한다는 점에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열차 통행방법이 환승통로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좌·우측통행이 혼재돼 있는 지하철이지만 승객들은 이미 적응을 한 상태이고, 무엇보다 이제 와서 지하철을 우측통행으로 모두 통일시키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 1, 4호선 서울역 역 안내도  © 박준한 객원기자

 

◆ 실타래처럼 얽힌 '미로' 환승통로...최대 10분 걸려

 

서울역은 미로처럼 얽혀있는 환승통로가 특징이다. 그 통로가 워낙 길어서 악명이 높기로 유명하다. 기자도 왜 그런지 원인을 찾아보다가 우연의 일치인지 환승통로들이 모두 남북 방향으로 평행하게 놓여있음을 발견하게 됐다.

 

즉 동서 방향으로 통과하는 역이 없어서 승강장 간 직접적인 연결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환승통로가 길어진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도대체 얼마나 오래 걸리기에 악명이 높은지 기자가 직접 재어 보기로 했다.

 

기자는 평균 5km/h 정도의 걸음으로 걸었고, 시간 측정을 위해서 에스컬레이터는 걷거나 뛰지 않았다. 

 

먼저 가장 긴 거리를 자랑하는 공항철도에서 1호선까지는 약 8분 여, 공항철도에서 4호선까지는 약 5분 여 시간이 걸렸다. 가장 짧은 축에 속하는 1호선에서 4호선까지는 2분가량 걸렸다.

 

1호선과 4호선 간 환승통로와 달리 공항철도 환승통로에는 중간에 개찰구가 하나 더 있다. 환승게이트라 불리는 이곳은 추가요금이 별도로 발생하지는 않는다. 

 

이제는 노선이 늘어남에 따라 이런 형태의 환승게이트 역시 많이 생겼고, '환승게이트' 역시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여전히 처음 이곳을 만나는 승객을 위해서 추가요금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환승게이트 부근에 다양한 형태로 붙어있다.

 

경의선의 경우 승강장 간 환승은 불가능해서 지하철역 개찰구를 빠져나와서 별도의 경의선 개찰구까지 이동해야만 한다. 이동시간은 지하 1층 서울역 개찰구에서는 4분 여, 공항철도 개찰구인 지하 2층에서는 7~8분 여 시간이 걸렸다. 

 

공항철도에서 경의선은 기차 서울역 통로를 경유해서 이동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서울역 지리에 익숙하지 않다면 1호선 개찰구까지 이동한 후 경의선 승강장으로 가는 것이 오히려 헷갈리지 않는다. 경의선 환승 안내판도 1호선 개찰구를 경유하는 쪽이 더 눈에 잘 보이게 해놓았다.

 

이처럼 환승통로가 상당히 길어진 영향으로 1, 4호선 역 안내도는 한꺼번에 표기가 돼있다. 하지만 공항철도나 경의선의 역 안내도는 각각 노선만 나와 있다. 그만큼 지도 하나에도 표기하기가 쉽지는 않을 정도로 환승통로가 길면서도 복잡한 편이다.

 

측정한 시간은 승강장 간 최단거리를 기준으로 계산했기 때문에 먼 쪽의 승강장에서 이동하기 시작했다면 환승하는데 만 최대 10분 이상 소요될 정도로 환승거리가 만만하지는 않다. 이는 같은 서울역이라는 이름이라도 다른 역처럼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 서울역 승강장 간 환승통로는 모두 남북방향으로 돼 있다.  © 박준한 객원기자

 

◆ 같은 '서울역' 이름 가진 4개의 노선들...1·4호선 승강장서 벌어지는 '병목현상'

 

비록 환승거리는 길어진 서울역이지만 환승 유도에 있어서는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먼저 최단거리 환승을 위해서 노선별로 최단거리 출입문 표기를 해놓았다. 이는 전국 지하철 환승역에서 모두 볼 수 있는 내용인데, 빨리빨리를 추구하는 한국인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화살표 표시나 에스컬레이터 운행방향 조정 등 우측통행 유도를 통해 승객 간 동선 겹침 현상을 방지했다. 예전에는 좌측통행과 우측통행이 혼재돼 이동하는 승객도 갈피를 못 잡았는데 우측통행으로 통일한 이후에는 승객들도 의식적으로 우측통행을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승거리가 긴 서울역은 가뜩이나 1분 1초가 급한 승객들에게 있어서는 발에 땀이 나도록 서두를 수밖에 없게 재촉한다. 

 

1호선 서울역의 경우 상하행 열차가 모두 같은 승강장을 사용하는 섬식 승강장으로 되어있다. 초창기 지하철역은 그 당시의 승객 수요에 맞춰서 승강장 폭이 좁은 편이라 두 열차가 동시에 도착하면 승강장에서부터 정체가 발생한다.

 

이런 병목현상으로 최단 환승이 이루어지는 시청역 방향 맨 뒤쪽 출입문에는 승객이 몰리게 만든다. 이는 열차 승하차 시간의 지연을 초래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열차의 연착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런 현상을 완화하고자 환승통로가 하나 더 만들어졌지만 그것으로도 역부족인지 여전히 명절의 꽉 막힌 고속도로를 보듯 언제 풀릴지 모를 정체로 승객들의 발을 동동거리게 만든다. 

 

같은 섬식 승강장이지만 1호선 승강장보다 2배가량 폭이 넓은 4호선은 그나마 병목현상이 덜한 편이다. 

 

하지만 1호선과 마찬가지로 회현역 방향 맨 앞쪽 출입문 쪽으로 1호선 환승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역시 출퇴근 시간대에는 승강장에서 통로로 진입하는 것이 만만치는 않다. 다행히 공항철도와의 환승은 승강장 중간에 있어서 1호선과 달리 환승 승객의 분산된다. (다음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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