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철도클러스터의 심장, 다원시스 정읍공장의 탄생

차량제작 효율성·안전성 향상 최적 설계...EMU 240량·전동차 300량 생산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03/24 [16:24]

[탐방] 철도클러스터의 심장, 다원시스 정읍공장의 탄생

차량제작 효율성·안전성 향상 최적 설계...EMU 240량·전동차 300량 생산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03/24 [16:24]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2015년 서울지하철 2호선 200량 노후 전동차 교체사업을 수주하게 되면서 철도 완성차량 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깨뜨린 다원시스의 행보에 철도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철도산업의 불모지와도 다름없던 전북 정읍에 대규모 철도차량 제작공장의 완공을 눈 앞에 두면서 차량 제작사로서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원시스의 연혁은 25년 전인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초 다원산전으로 설립해 발전기용·산업용 소자를 주로 만들어왔다. 현재 핵융합 전원장치, 플라즈마 전원장치, 입자가속기용 전원장치 및 방사광가속기용 전원장치와 산업용 정류기, 제어기 등 주로 산업용 전원 제어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이미 핵융합전원장치는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이다. 

 

▲ 전북 정읍시 입암면에 둥지를 든 다원시스 정읍공장은 연간 EMU 240량·전동차 300량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이다.  © 철도경제

 

◆ 다원시스의 고성능 전원장치 기술, 로윈과 손잡고 완성차량 시장으로

 

다원시스의 전신인 다원산전 시절부터 고전압 대전류이면서 높은 제어 정밀도를 요구하는 전원장치를 전문적으로 만들어 온 것이 지금의 철도차량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가 됐다. 광역·도시철도 및 시속 150km/h 급의 EMU(Electric Multiple Unit) 차량 시장까지 진출한 것도 원래 전력전자 전문기업으로 전동열차의 핵심장치인 인버터 등을 자체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원시스는 2010년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서울 2호선 수주 당시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던 로윈과 2017년 합병하면서 본격적으로 철도 완성차량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합병 이전 로윈은 객차 내장재 개조를 비롯해 객·화차 등의 철도차량을 만들었다. 2012년에는 서울 7호선 전동차(SR001-007)를 제작한 경험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이 차량에는 다원시스의 신형 인버터(IGBT 제어)가 장착되기도 했다. 다원시스가 가진 수준 높은 전원장치 기술에 로윈의 차량제작 기술이 결합하면서 이제는 국내 주요 철도 완성차량 제작사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박선순 다원시스 대표는 지난 1월 17일 서울 양재동 The K 호텔에서 진행된 '다원유니버스 비전 2030 선포식'에서 올해 매출 목표를 3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최초 상장 당시 매출은 300억원이었다. 이제 10배까지 규모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향후 10년 안에 다시 10배로 늘려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3000억원 중 철도부분에서 2200억원, 반도체·전기 등 철도 외 부분에서는 8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 도장공장에서 바라본 제작공장 전경. GATE1~11은 각 공정별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최적의 동선을 구상해 설계했다. 제작공장-도장공장-유치선 간 자동무인화된 트래버서 설비를 통해 차량을 이동시킬 수 있다.  © 철도경제

 

◆ 다원시스 정읍공장 준공, 철도차량제작 경쟁력 높이는 원년

 

3000억이라는 매출목표 달성. 그 중심에 정읍에 둥지를 튼 다원시스의 철도차량 공장이 있다. 다원시스는 정읍 철도차량 공장을 가동해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정읍의 철도차량 공장은 2015년 10월 전라북도와 철도 클로스터 투자 협약을 맺으면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정읍공장은 지난해 4월에 첫 삽을 떴다. 협약을 맺은지 4년 여 만이었다. 다원시스 관계자는 "지역에서 공장이 빨리 신축되지 않자 처음에는 비판적인 여론도 있었지만 전북도와 정읍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며 "공장 신축에 들어간 이후에는 휴일도 잊은 채 준공에만 매진해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읍공장은 전북 정읍시에 소재한 철도산업 농공단지(A1-1블럭)에 위치하고 있다. 대지면적만 약 2만5천평에 달한다. 공장 바로 옆으로 호남선이 지나간다. 공장에서 남쪽방향으로 1.2km 떨어진 노령역에서 분기한 철로를 통해 정읍에서 생산한 철도차량을 손쉽게 운송할 수 있게 된다. 

 

다원시스의 입장에서는 공장 신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기존 김천공장의 경우 현재까지 수주한 물량을 소화해내기에는 용량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천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전동차 144량, 객차 500량, 화차 1000량 수준이다. 

 

서울 2호선 200량을 수주한 이후 2018년부터 2년 간 다원시스의 철도차량 누적 수주액은 약 1조원에 달한다. 서울교통공사의 2·3호선 196량(1549억원)을 비롯해 신안산선 복선전철 100량(1477억원), 한국철도공사 간선형 전기동차(EMU-150, 358량, 5941억원), 대곡소사 복선전철 40량 등 수주에 성공했다.

 

특히 한국철도가 발주한 EMU-150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공장의 증축이나 신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준공되는 정읍공장은 EMU-150 358량을 중심으로 가동하면서 대곡소사 40량 등 일부 전동차 물량도 함께 제작하겠다는 것이 다원시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 다원시스가 제작 중인 시속 150km/h급의 간선형 전기동차(EMU-150) 조감도  © 철도경제

 

◆ 차량제작 효율성 No1, 최신 최신 시험설비까지 All 구축

 

이번에 준공되는 정읍공장은 철도차량 제작에 있어 효율성을 높이고 충분히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맞춤형 설계를 했다. 연간 생산능력은 전동차 300량, EMU 240량 수준으로 기존 김천공장과 함께 가동할 경우 세간에서 우려한 용량문제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원시스 관계자는 "정읍공장의 본격적인 가동을 통해 현재 수주한 물량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고 지난 10년 간 약 750량의 철도차량 제작 경험이 있는 만큼 인도 등 해외시장 진출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읍공장의 연면적은 약 6270평 규모로 33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었다. 하역장, 차체작업장, 의장작업장, 내자창고 등을 갖춘 약 4500평의 제작공장과 도장설비, 쇼트룸, 기계실 등을 갖춘 700평 규모의 도장공장, 그리고 정읍공장이 자랑하는 570평의 완성차 시험동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밖에 주출입구 좌측에는 지상 2층의 운영동이 위치해 있다. 추후 공장의 증축을 대비해 노령역 방향으로 별도의 예비부지까지 갖춘 상태이다.

 

정읍공장은 기존 철도차량 공장을 운영 중인 타 제작사와 비교했을 때 자동화 및 무인화로 운용될 수 있는 첨단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다원시스 서덕용 상무는 "정읍공장에는 60톤 중량을 소화할 수 있는 트레버서(Traverser) 2대를 운영해 제작 공정별로 작업이 마무리된 차량에 대해 다음 공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신속히 이동시키고, 공정별로 체계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동선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량 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휴먼에러율을 낮추면서도 정확하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라면서 "발주기관의 요구에 맞출 수 있도록 설비들을 대대적으로 자동화 혹은 무인화해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 제작공장 내부. 휴먼에러율을 낮추면서 정확하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사진 좌측에 보이는 것은 회전자동용접설비. 작업자가 최적의 장소에서 세밀하게 용접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철도경제

 

제작공장 내에는 '회전자동용접설비'를 갖추고 있다. 차량 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차체 용접도 정확하게 수행하기 위해서이다. 이 설비는 제작 중인 차체를 회전시켜 작업자가 최적의 장소에서 세심하게 용접 등 제작공정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정읍공장에서 또 한가지 눈여겨 볼 부분이 완성차시험동이다. 전동차뿐만 아니라 EMU 등 차량별로 제작사양이 다른 것을 고려해 최초 공장 설계보다 약 18m를 증축해 현재 국내 운영 차량에 대응하도록 만들었다. 완성차 시험동에는 중량자동측정기를 설치해 제작된 차량이 시험동 내 부설된 궤도를 지나가기만 하면 곧바로 중량 측정이 가능하다. 

 

완성차시험동 남쪽방향으로 부설된 국내 최장의 1.2km의 시험선로에는 교·직류 겸용 전력설비까지 구축했다. 최근 발주되는 노후차량 교체용 전동차 사양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험설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30량을 수용할 수 있는 유치선뿐만 아니라 공장 내의 궤도 역시 허용오차를 줄일 수 있도록 최신 기술을 도입해 부설했다고 현장 관계자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마디로 전장품의 하역부터 차량제작, 그리고 완성차 시험까지의 모든 공정을 가장 정확하고 신속하게 진행하고 무엇보다 차량의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느 All-in-One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완성차시험동 내부. 궤도에 중량자동측정기를 설치해 이동하면서 곧바로 중량 측정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 철도경제

 

◆ 전북도-정읍시-다원시스, 철도클러스터 구축 "한마음"

 

정읍공장 주 출입구 우측에는 정읍시에서 마련한 기숙사까지 있다. 철도클러스터 구축을 계기로 비약적인 성장을 꿈꾸는 전북도 및 정읍시와 다원시스의 협력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지자체에서는 정읍공장으로 진입하는 지방도를 왕복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하고 버스정류장을 개설하는 등 접근 편의성을 개선시켰다. 정읍공장이 입주한 농공단지 조성에도 상당한 공을 들여 추후 철도관련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입주할 수 있는 기반을 최대한 마련했다는 것이 정읍시의 설명이다.

 

유진섭 정읍시장은 지난해 9월 공사가 시작된 이후 수시로 공장을 찾아 진행 상황과 애로사항 등을 점검하며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읍시 관계자는 "다원시스 철도공장이 완공되면 정읍이 대한민국 철도산업의 메카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생산, 제조시설이 입주하게 되면 고용창출 등 경제적 파급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정읍시민뿐만 아니라 전라북도에서도 다원시스 정읍공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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