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유럽 전자상거래 확대, 남북철도 “물류운송 수요 높아진다”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08/07 [14:06]

한-중·유럽 전자상거래 확대, 남북철도 “물류운송 수요 높아진다”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08/07 [14:06]

양기대 의원 ‘포스트코로나시대 남북철도 건설 세미나’ 개최

물꼬 트기 위한 ‘2Track’ 전략, 고속철도 사업과 기존선 활용 동시 추진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한·중 간 철도 물류 운송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해서는 북측 철도의 기존선 개량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선호하는 현대화 수준의 고속철도 건설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6일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관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남북고속철도 건설'을 주제로한 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국회연구단체인 '통일을 넘어 유라시아로'와 동아시아철도공동체포럼, 한국교통대학교 유라시아교통연구소, 유라시아평화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 지난 6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양기대 의원이 주관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남북고속철도 건설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철도경제

 

이 자리에는 김홍걸·박정·양경숙·양정숙·이용선 의원 등과 동아시아철도공동체포럼 공동대표인 오영식 전 코레일 사장, 김세호 전 건설교통부 차관, 그리고 서호 통일부 차관 및 박준훈 한국교통대학교 총장, 오재학 한국교통연구원 원장,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등 정·관·학계 인사와 관련 기관 수장들을 비롯해 100여 명이 참석했다.

 

양기대 의원은 환영사에서 “광명시장 시절인 지난 2015년부터 KTX 광명역에서 출발하는 유라시아 평화철도를 꿈꿔 왔다”며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 코로나시대에 남북고속철도 건설에 대해 전문가들과 토론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코로나19, 국가 간 비대면 전자상거래 증가 "기존선 활용 경쟁력 있어"

 

이번 세미나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전자상거래로 인한 물류유통 증대로 대륙간 남북고속철도가 연결될 경우, 경제적으로 큰 이익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와 주목을 끌었다.

 

진장원 교통대학교 교수(유라시아평화포럼 상임대표)는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급속히 확대됨에 따라 한·중간 물류 교역이 증가하고 있어 철도물류도 경쟁력도 갖출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진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중국 동북 3성 지역의 해운 물류 수송은 주로 인천항·평택항 등으로부터 대련항·단둥항으로 접근하는데만 16시간이 소요되는데, 물류를 환적한 후 다시 내륙으로 이송해야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현재 철도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하더라도 14시간이면 도라산에서 단둥까지 이동할 수 있고, 항구 접근 및 환적에 필요한 추가 시간이 발생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해운보다 1일 정도 운송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시간은 돈과 비례한다는 주장이다.

 

▲ 진장원 한국교통대학교 교수는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중국 동북3성·EU등과의 물류 운송에 있어 해운보다 철송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 철도경제

 

특히 진 교수는 중국과 EU(유럽연합)의 전자상거래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자상거래 교역량이 지난 2016년에는 9.1%(약 1700억 원)에 불과했지만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지난해에 이미 18.2%(6600억 원)로 2배 이상 증가했고 올해는 그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한·중의 경우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전자상거래 물동량 규모가 지난 2015년 800억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조 2433억 원으로 약 1.5배가 증가하는 등 향후 물류 운송량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진 교수는 "일단 경색된 남북 관계를 돌파하기 위해 한반도를 종단하는 고속철도 건설사업도 꾸준히 추진하되, 북한의 기존 철도망을 이용한 철도물류 운송 사업도 함께 추진하는 소위 '2Tarak 전략'을 사용해 남북철도 연결의 물꼬를 트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 북한이 원하는 철도 현대화는 고속철도 "개량사업 대비 2~3조원 더 투자하면 가능"

 

이재훈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는 "(일각에서는)북한이 원하는 철도 현대화 수준을 한국의 시각에서 판단하면서, 단순히 북한 내의 인프라를 구축해주는 사업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며 "일명 '퍼주기식 논란'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야한다"고 언급했다.

 

이 박사는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산업현대화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 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현재 북한의 열악한 교통 사정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 고속철도 신설을 통해 제약 요인을 해결코자 한다"고 말했다.

 

▲ 이재훈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는 북한이 원하는 철도 현대화 수준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기존선 개량 대비 3~4조 추가 투입하면 고속철도 건설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철도경제

 

그는 "남북철도연결이라는 화두에 접근할 때 '당연히 한국이 할 수 있는 것' 정도로 인식하지만 이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북한은 고속철도에 대한 국제 투자 유치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왔고 이미 북한·일본·중국과 고속철도 건설 사업에 대한 논의가 오간만큼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북한 철도의 성능을 40~50km/h 수준으로 복원하면 1조원, 100~150km/h급으로 개량하면 11조원이 드는데 350km/h의 고속철도를 건설하면 14~15조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며 “고속철도 건설이 투자 대비 효과가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이를테면 서울에서 북한에 들어가기까지 350Km/h 속도로 고속철이 달리다가 다시 북에서 부터 과거 1910년대 일본이 철도를 개설할 당시 100km/h 속도로 열차가 저속하다가 중국서 고속으로 달린다면 철도연결이 무슨 소용이겠느냐는 설명도 덧붙였다.

 

◆ 남북철도 연결 앞서 수색-광명선 반드시 해결...남측 철도기술자 고령화 문제도 대두

 

세미나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남북 간 철도 연결에 대비해 남측 철도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장호 교통대학교 교수는 "경의선 연결을 위해서는 광명-수색 간 선로 용량을 개량하는 것이 선행돼야 하는데, 예타 통과도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20년 동안 강조해온 부분인데 한걸음도 진척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 세미나 좌장을 맡은 김세호 전 건교부 차관과 토론자로 나선 안병민(한국교통연구원), 이장호(한국교통대학교 교수), 임종일(국토부 철도안전정책과장), 류제엽(서중물류 대표이사)  © 철도경제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안전정책과장은 "고속철도 계획·설계부터 시공·운영까지 참여했던 한국 철도 기술자들이 고령화되고 있다"며 "북측 인력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서는 북한 고속철도 건설 사업이 속도감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좌장을 맡은 김세호 동아시아철도공동체포럼 대표는 "외국시스템으로 북한 고속철도를 건설하면 철도 기술 자체가 종속되기 때문에 한국은 다시 고립무원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결국 다른 나라에서 철도를 연결하게되면 한국은 '섬'이 돼 버린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남측이 차량·신호·통신 등 핵심 기술을 맡고, 북측이 용지, 건설자재, 인력 등을 담당하되, 재원은 남측의 고속철도 투자 방식(국비 50%, 철도공단 채권 발행 50%)을 모델로 한다면 연간 1.5~2조 내외로 재원을 조달해 충분히 사업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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