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좌담회] 12년째 제자리걸음, 도시철도 무임 손실 보전...안전 확보 위해 중앙정부 지원 절실

수송원가 대비 40% 운임 "전체 인구 중 3500만 명 이용, 국가차원 해결애햐"
노후시설 개·보수비용은 눈덩이 "무임손실 누적돼 엎친데 덮친격"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10/13 [14:15]

[특집 좌담회] 12년째 제자리걸음, 도시철도 무임 손실 보전...안전 확보 위해 중앙정부 지원 절실

수송원가 대비 40% 운임 "전체 인구 중 3500만 명 이용, 국가차원 해결애햐"
노후시설 개·보수비용은 눈덩이 "무임손실 누적돼 엎친데 덮친격"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10/13 [14:15]

▲ 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 해결 방안을 주제로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 및 학계 등이 참석한 紙上좌담회를 개최했다. (=자료사진)    © 철도경제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서울특별시 및 부산·대구·인천·대전·광주 등 5개 광역시에서 운영 중인 도시철도는 노인복지법·장애인복지법 등 법률에 따라 1984년 서울을 시작으로 교통약자 등에 대해 ‘도시철도 법정 무임승차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철도경제신문은 ‘도시철도 무임승차손실에 따른 해결 방안’을 주제로 무임승차 등 법정 공공서비스 제공에 따른 누적 손실 규모를 짚어보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장 및 학계의 의견을 담아봤다.

 

백용태 본지 편집 주간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좌담회에는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 이종국 부산교통공사 사장,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정희윤 인천교통공사 사장, 김경철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윤진보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 강승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참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좌담회는 서면으로 진행했다.

 

 

■ 백용태 본지 편집주간= “초고령사회 진입, 무임손실 누적, 도시철도 안전에 빨간불”

■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 “안전예산 4년 간 3조 6000억 투입, 무임손실 年 3700억”

■ 이종국 부산교통공사 사장= “무임승차제는 대통령령으로 시행, 원인자 부담 당연” 

■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무임손실액 운송 수입 대비 50% 넘어”

■ 정희윤 인천교통공사 사장= “영업거리 1km 당 인력 26.14명, 긴축재정해도 적자 구조”

■ 김경철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10년 內 차량 내구연한 도래, 교체 비용만 1000억”

■ 윤진보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 “제공서비스 같은데 지방공기업만 외면, 형평성 어긋나” 

■ 강승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무임승차 비용 일정부분 지원 및 요금현실화가 과제”

 

 

▲ 백용태 본지 편집 주간  © 철도경제

사회 백용태 본지 편집주간= 도시철도에서 발생하는 적자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무임승차제도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우선 무임승차제도가 실시된 이유와 지원 범위 등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 전국 지자체 산하 도시철도 운영기관에 동일하게 해당되므로 한 사람이 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에서 제공하는 법정 무임승차는 전두환 정부가 1980년 당시 국무회의에서 노인 운임 감면을 결의한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정부정책에 따라 1984년 노인복지법 제26조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에게 최초로 무임승차가 제공됐습니다. 

 

1985년에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66조에 따라 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1991년에는 장애인복지법 제30조에 따라 장애인에게, 1995년에는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22조에 의거 독립유공자에게, 2002년에는 5·18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58조에 따라 5·18유공자에게, 그리고 2005년부터는 특수임무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제73조에 따라 특수임무유공자로 지원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 

 

특히 무임승차를 규정한 노인복지법·장애인복지법 등 각 법안의 시행령에는 할인율을 100%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할인율의 조정도 불가능하며 오로지 무임승차만을 시행해야 하는 상태입니다.

 

백용태 본지 편집 주간=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각 기관별 무임승차서비스 제공에 따른 손실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말씀해주십시오.

 

▲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  ©. 철도경제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 서울의 경우 무임수송으로 인한 손실 규모는 최근 4년 간 총 1조 4197억 원에 달합니다. 2016년에는 3442억 원, 2017년에는 3506억 원, 2018년에는 3540억 원, 2019년에는 3709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2019년 당기순손실에서 무임수송으로 인한 손실 비중은 63%로 막대한 수준입니다.

 

부산교통공사 이종국 사장= 다른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상황도 비슷하겠지만 부산의 경우에도 도시철도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을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른 무임 손실을 꼽고 있습니다.

 

무임수송 인원은 사회가 고령화 추세로 접어들면서 최근 급속하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공사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간 무임승차로 인한 누적 손실액이 6143억 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에 처음 1000억 원대를 넘어선데 이어 2016년에는 1111억 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1396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운수 수입은 2016년 2523억 원에서 지난해 2698억 원으로 소폭 증가에 그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운수수입 대비 무임손실 비중은 약 51% 수준입니다.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대구도 지난 5년 간 무임수송 발생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399억 원, 2016년 448억 원, 2017년 547억 원, 2018년 569억 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614억 원에 이릅니다. 지난해 우리 공사의 운임수입이 1208억 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무임 손실 규모가 수입의 약 50% 수준입니다. 이는 지난해 우리 공사의 전체 예산인 5228억 대비 약 11.7%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정희윤 인천교통공사 사장= 우리 공사의 경우 2015년 무임손실액은 120억 원, 무임 승차인원은 955만명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2016년 인천 2호선이 개통되면서 무임승차 인원이 급속도로 증가했습니다. 2016년에는 무임손실액이 172억 원, 2017년 249억 원, 2018년 270억 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296억 원으로 곧 300억 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무임 승차인원은 2196만 명으로 2015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우리 공사의 운수수입은 약 1316억 원, 전체 예산은 3341억 원 수준이었습니다. 무임손실 규모는 운수수입 대비 22.5%에 이릅니다. 전체 예산 대비 비중은 약 9%로 도시철도 운영기관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경철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대전의 경우 2015년에는 108억 원, 2016년 113억 원, 2017년 116억 원, 2018년 117억 원, 2019년 122억 원 수준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운임수입은 301억 원이었고, 전체 예산은 약 848억 원이었습니다. 운임수입 대비 무임손실 규모는 약 40%에 이릅니다. 예산 대비 14%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운수수입 감소가 예상되는데 이미 8월까지 법정 무임수송인원은 392만명, 이로 인한 손실액은 약 51억 원입니다. 

 

윤진보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 각 운영기관에서 잘 말씀드렸지만 운영기관별로 운수수입 대비 무임손실액 규모, 혹은 총 예산 대비 무임손실액 비율로 보면 상황의 심각성을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광주는 2015년 70억 원에서, 2016년 76억 원, 2017년 86억 원, 2018년 88억 원, 그리고 2019년에는 91억 원까지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운수수입은 132억 원 수준이었는데 운수수입 대비 무임손실액 비중은 약 69%에 달합니다. 지난해 전체 예산과 비교했을 때도 12.7%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강승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1~7월까지 전국 6개 도시철도 승객은 지난해에 비해 평균 25.2%가 감소했고, 운수수입은 3238억 원이 줄었습니다. 6개 도시철도의 올해 운영적자 규모는 1조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지난해 대비 6000억 원이 늘어난 수치이고, 특히 운영적자의 약 60%는 65세 이상 노인의 무임승차 비용부담으로 인한 것입니다.

 

백용태 본지 편집 주간= 말씀해주셨듯이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모두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간 운수수입과 무임 손실액을 비교해보면 운영기관별로 매우 큰 부담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무임 손실로 인한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는데 기관별로 예산을 지출해야할 곳도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각 기관별로 시설 재투자 비용 등을 비롯해 앞으로 집중적으로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 서울의 경우 1호선 개통 이후 45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지속적으로 노후 차량·시설 등의 개선에 투자해오고 있지만 상당한 금액이 소요됩니다. 

 

올해부터 2023년까지 4년 간 중·장기 계획에 따라 안전관련 예산은 총 3조 6921억 원 수준입니다. 노후전동차 교체에 9081억 원, 노후시설 개량에 1조 2248억 원을 투자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통합관제센터 구축, 역사 환경 개선, 내진성능 개선, 지하철 공기질 개선 등에도 예산이 투입됩니다.

 

특히 노후전동차는 철도안전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조속히 교체할 필요가 있고, 노후시설물도 승객의 안전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행돼야 하는 사업입니다. 하지만 무임손실 증가로 인해 발생되는 운영난으로 전동차 및 노후시설물 개량 등의 사업을 적기에 시행하지 못하게 되면 시민의 안전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 이종국 부산교통공사 사장  ©  철도경제

이종국 부산교통공사 사장= 부산 도시철도 1호선의 경우 개통된 지 35년이 지나 선로와 전동차 등 시설물들이 노후화가 진행 중입니다. 이에 따라 열차의 안전운행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들이 언제든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간 공사는 매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개량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급한 시설물의 유지보수에만 머물 뿐 안전 투자재원을 마련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지속적인 노후 시설 개량을 위해서는 앞으로 5년간 전동차 신차 교체 비용 2655억 원, 노후시설 개선 3376억 원으로 총 6031억 원의 시설 재투자 비용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임손실 등 공익서비스 비용 증가, 수송원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운임 등으로 노후 시설 재투자 재원 마련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 철도경제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대구도 1997년 1호선을 처음 개통한 이후 노후 차량 부품 및 시설물 등에 대한 재투자 비용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 5년 간 전동차 노후부품 교체를 위해 666억 원, 신호·통신시스템 교체를 위해 749억 원, 궤도 보수는 339억 원 등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또한 시설물 유지를 위한 비용에만 758억 원이 필요합니다. 이 밖에 노후부품에 대한 국산화 및 대체품을 개발하기 위해 153억 원을 투입하고, 지하역사 및 터널 등의 공기질 개선사업에도 495억 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계획입니다. 

 

정희윤 인천교통공사 사장= 우리 공사는 올해부터 5년 간 차량·전기·선로 등 노후시설 개량 사업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전동차량 개량은 2개 사업에 올해부터 2022년까지 순차적으로 202억 원을, 전로(전기)설비는 7개 사업에 5년 간 1192억 원을, 선로설비는 1개 사업에 63억 원을 투자해야만 합니다. 3가지 노후 시설 개량사업에만 총 1458억 원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노후차량 및 시설개량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재정적 여건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현재의 운송수입에 무임손실 비용까지 부담하면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김경철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대전의 경우 올해부터 4년 간 시설 노후화에 따른 안전 확보를 위한 투자 비용으로 약 413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선 철도차량 및 각종 시설물의 노후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연 평균 98억 원의 비용이 필요합니다. 또한 ‘철도의 건설 및 시설 유지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 시설물에 대한 정밀진단이 성능평가를 위한 추가 비용도 발생할 전망입니다.

 

우리 공사의 경우 향후 5년 간 역사 승강설비 및 환기 설비 교체 등 역사 환경 개선을 위해 125억 원을, 관련 법률에 따라 시설 진단 및 성능평가 비용으로 54억이, 궤도 유지보수 비용으로 30억 원이 확보돼야만 합니다. 

 

향후 노후전동차 교체를 위한 비용도 산정해야하지만 공사가 감당하기 쉽지 않은 금액입니다. 2030년부터는 순차적으로 교체 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1량당 단가를 13억 원 수준으로 가정하더라도 전동차 교체 비용만 약 1029억 원이 확보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진보 광주도시철도 공사 사장= 우리 광주도시철도는 지난 2004년 개통 이후 17년간 시민의 발이 되어 왔습니다. 때문에 현장 시설물의 노후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시민 안전을 위한 각종 시설 재투자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향후 5년간 노후시설 교체 및 개량에 총 578억원이 투입될 계획입니다. 가장 집중되는 부분은 역시 각종 시설물의 노후 시설 개량입니다. 매년 꾸준히 수요가 증가해 이 부분에만 265억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국가적 차원의 대응이 대폭 강화된 공기질 관련 부분입니다. 전 지하역사에 대한 공기여과설비 개량, 전동차의 공기정화장치, 본선 환기탑 집진장치 설치 등 관련 부분에 약 237억 원이 투입됩니다. 이와 함께 전동차의 내용연수가 점차 차오름에 따라 노후된 전동차 교체도 감안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노후된 시설물은 적정 교체 시기를 놓치게 되면 오히려 더 큰 유지관리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광주도시철도 역시 점차 늘어날 시설 재투자 비용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습니다.     

 

강승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이미 무임승차 비용부담 등으로 인해 6개 도시철도 기관들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노후 설비 및 역사시설물과 차량을 보수·교체하는 데 써야 할 투자가 위축돼 이용객의 수송 서비스질이 저하되고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과 같이 코로나 19로 인한 경영 위기가 더 심각해지면 도시철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예산의 마련은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당연히 시민의 불안이 커지게 됩니다.

 

관련 교통전문가들이 살펴본 해외사례에 따르면 일본은 궤도교통을 무상으로 제공하지 않고, 공영철도 역시 운영 지자체의 사정에 따라 요금 할인의 기준을 차별적으로 적용합니다.

 

현재 70세 이상 노인들에게 교통복지를 제공하는 지자체는 도쿄도·오사카시·요코하마시·나고야시·후쿠오카시 등 5곳이며, 실버패스라 불리는 연간 정기권과 같은 형식으로 유상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실버패스는 도가 운영하는 철도에 사용 가능하고, JR과 동경시의 메트로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룩셈부르크의 경우 일반 노인은 50% 요금할인과 저소득층 노인은 전액 할인을 제공합니다. 미국은 30~50%의 할인을, 독일·덴마크·네덜란드의 경우 50%의 요금 할인을 제공합니다.

 

이렇듯 우리나라처럼 소득의 차이에 상관없이 노인 승차요금을 전액 할인하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더욱이 할인요금은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독일만 우리와 같이 운영기관이 할인 부담을 떠안고 있습니다.

 

소득에 상관없이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무임승차를 제공하고, 이로 인한 적자부담을 전적으로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떠안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합니다. 이러한 구조적 운영적자 상태에서 서비스 향상과 노후 시설정비 등 안전운행 체계의 확보를 위한 투자재원 마련에 대한 기대는 거의 할 수가 없습니다.

 

백용태 본지 편집 주간= 일각에서는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경영 구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첨단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무인자동화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데 과도하게 상주인력이 배치되는 측면이 있음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비롯한 자구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씀해주십시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 2020년을 기준으로 우리 공사의 지출예산액은 3조 1495억원이며, 그 중 인건비는 1조 1517억 원으로 지출예산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6.6%입니다. 

 

최근 건설된 노선은 무인운전·무인역사·첨단정비 시스템 등을 도입해 km당 필요인력을 크게 줄일 수도 있겠으나, 우리 공사가 운영 중인 서울 지하철 1-8호선의 경우 기술발달 이전에 건설된 노선들이 대부분입니다. 첨단기술 도입은 노선별로 안전성 등을 충분히 검증한 이후 도입이 가능합니다. 만약 전 노선을 개량한다고 가정하면 오히려 더 큰 예산과 유지비용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이 경우 공사 자체 수익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며 따라서 일시적 추진도 불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공사의 전신인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 통합을 통해 서울교통공사를 설립, 4년 간 중복인력 1029명을 감축하고 필요 외 지출을 최소화하는 등 고강도의 자구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무임수송으로 인한 손실액은 연 3000억 원 대 후반의 막대한 수준으로 자구책 차원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금액입니다. 

 

결론적으로 시설 개량 등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으며 자구책 또한 가능한 차원에서 강구하고 있지만 무임수송으로 인한 손실 금액이 압도적인 현 상황에서는 어떤 해결책도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이종국 부산교통공사 사장= 우리 공사의 경우 연도별로 편차는 있지만 지출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 수준입니다. 민간과 단순비교하면 높아 보이지만, 도시철도 근로자의 경우 24시간, 365일 업무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이에 소요되는 인건비를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부산교통공사는 2019년 임금협상 당시 정부 지침 1.8%보다 낮은 0.9% 인금인상에 합의한 사례도 있고 불필요한 인건비를 억제하고 경비·시설투자비 자체 한도를 설정하는 등 강도 높은 지출절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정희윤 인천교통공사 사장     © 철도경제

정희윤 인천교통공사 사장=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만성적 적자 원인은 수송원가에 못치는 운임의 영향이 매우 큽니다. 인천의 경우 2015년 6월 운임인상 이후 운임동결에 따라 2019년 기준 운임 현실화 수준은 41.5%이며, 단순 수치상으로 승객 1인당 1117원의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입니다.

 

인천교통공사는 현재 도시철도 영업거리 1km 당 26.14명의 운영인력으로 전국 최저 수준의 도시철도 운영인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철도안전법’ 등 안전 관련 법령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안전인력과 ‘공공기관의 안전관리에 관한 지침’ 등 정부의 강화된 안전관리 기준 충족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인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또한 코로나19에 따른 수입감소에 대응하고자 불요불급한 사업의 취소하고 경상경비 절감 등을 내용으로 하는 167억원 규모의 2차-3차 추경을 시행하였으며 공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구책을 마련해 긴축재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김경철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 철도경제

김경철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대전의 경우 지출대비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3.9% 수준입니다. 지난해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위탁역 운영인력 등 304명을 직접 고용으로 전환키도 했습니다. 

 

우리 공사도 경영 합리화를 위한 자구 노력을 추진 중입니다. 신규 승객 수요 창출을 위해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고, 고부가 가치의 광고·임대 개발 등을 통한 부대사업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디지털·그린 뉴딜 등 정책 실현을 위한 141억 원 규모의 국비 사업을 확보하고 국가 연구과제 및 용역, 도시철도 유지보수 용역을 수행하는 등 사업 영역 확장을 통한 수익 확보에도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결원 인원 미충원을 통해 매년 15억 원 상당의 인건비를 절감하고 조달 시스템을 이용한 비용절감, 피크 전력관리 등 전력에너지 절감 수행을 통해 연간 3억 원을 절약하는 등 고강도의 경영 개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윤진보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     © 철도경제

윤진보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 도시철도는 시민을 위한 공공재이자 보편적 복지시설물로서 수송원가에 못 미치는 운임체계로 운영하며, 국가적 차원의 복지사업인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비용까지 떠안고 있기에 영업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모든 도시철도가 품고 있는 구조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광주의 경우 1년 예산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입니다. 현재 우리 공사는 한 역장이 최대 3개의 역까지 관리하며 상황에 맞는 유연한 인력 운용을 시행하는 등 초슬림 인력 구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공사도 책임감 있는 안전 운행을 위해 기존에 외주 용역으로 운영하던 역무, 미화, 정비 담당직원들을 2015년 정규적으로 전격 전환했습니다. 즉, 시민 안전 보호를 최우선으로 타이트하면서도 유연한 인력 구조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 광주도시철도는 구도심을 지나는 단일노선을 운영하고 있어, 방사형 다핵도시로 커져가고 있는 광주의 특성상 도시철도 이용수요가 저조하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 공사는 강도 높은 원가절감을 통해 연간 예산의 약 10% 비용을 줄이고 맞춤형 마케팅과 투어 코스 발굴 등 신규 수송수요 창출에 애쓰고 있습니다. 또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외사업에 진출하고, 각 지역의 도시철도 운영권 사업에 참여하는 등 다각적인 부대사업 개발을 통해 지난 해 38억의 신규수익을 창출했습니다. 

 

백용태 편집 주간= 각 운영기관별로 다양한 자구책을 고심하고 있고, 각종 부대사업 창출 및 사업 다각화 등의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슬림’한 운영을 통한 비용 절감도 꾀하고 있습니다. 결국 수송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운임체계도 적자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보입니다. 

 

▲ 강승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 철도경제

강승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인력의 아웃소싱 및 탄력적 비정규직 제도의 활용을 통한 경비의 절감과 경영 효율화 노력의 필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영개선을 통한 운영적자의 해소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으며, 아무리 쥐어짜도 현행 대비 5% 이상의 절감은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운영 적자의 근원적 해결책은 현행 노인 무임승차제도의 개선이나 교통요금의 조정밖에 없습니다. 우선적으로 무임승차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상향 조정하거나 전원 무임승차 제도의 폐지와 저소득층 노인을 대상으로 선택적 요금면제 제도를 병행하는 등의 노인요금 할인제도의 변경 등의 방법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제공된 노인세대를 위한 우대복지제도를 어떠한 형태이건 노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바꾼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며, 특히 정치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노인의 무임승차제도는 현재와 같이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대안인 대중교통요금의 현실화도 심각하게 생각해야할 시기입니다. 

 

노인 무상요금 손실로 인한 경영적자 및 안전을 위한 노후설비 및 챠량의 개선·교체비용 부담과 코로나19로 인한 눈덩이 적자폭의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대중교통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백용태 본지 편집주간= 현재 국가철도 운영기관은 중앙정부로부터 손실분을 보전받고 있지만 도시철도는 지자체 관할이라는 이유로 보전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 도시철도 무임수송제도가 도입된 1980년 당시에는 노인비율이 5.9%로 높지 않았고 지방자치제 시행 전이라 정부교부금 등을 통해 운영기관의 손실을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에는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가 떨어지고, 급격히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올해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은 전체 인구의 15.7%에 육박합니다. 

 

이종국 부산교통공사 사장= 도시철도 무임승차제도는 대통령령으로 자치단체에 위임하지 않고 중앙정부에서 시행한 정책입니다. 따라서 도시철도 무임승차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전국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은 최근 4년 간 평균 5810억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한 운수수입은 감소하고 계속해서 불어나는 무임수송 손실을 지자체와 운영기관이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을 중앙정부에서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희윤 인천교통공사 사장= 노인·장애인·유공자의 법정무임승차는 교통복지의 성격이 강하고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정부를 대신하여 사회적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따라서 국비지원은 당연한 사항입니다.

 

김경철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고령화로 인한 무임인원 및 손실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요금 인상에는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노후시설에 대한 투자 비용이 급증함에 따라 운영기관의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노후시설에 대한 투자가 어려워지고 시민의 안전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안전한 도시철도 운영을 위해서라도 정부의 무임손실 보전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윤진보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 국가에서는 도시철도의 운영주체에만 초점을 맞춰 해당 지자체에 모든 부담을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임승차는 특정지역의 시민들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거주지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이 어느 지역의 도시철도에서나 받을 수 있는 범국가 차원의 혜택입니다. 또한 6개 지역 도시철도의 실질적인 이용자 폭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75%에 이르는 만큼, 결코 지역문제만으로 볼 수 없는 사안입니다. 

 

동일한 법정 무임승차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코레일’에 대해서는 국가 공기업이라는 이유로 연평균 1000억여 원의 비용을 보전하면서 지방 공기업은 외면하는 것은 명백히 형평성에 어긋납니다. 

 

강승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버스는 노인 무임승차가 없는 반면 도시철도는 65세 이상 노인의 무임승차가 운영적자의 큰 요인이므로 법령개정을 통해 외국과 같이 노인 무임승차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중앙정부 또는 지방정부가 무임승차손실을 부담하여 도시철도 공사의 적자경영 압박을 해소할 수 있다면 이는 바람직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는 수송서비스의 향상과 지속가능한 첨단 안전수송체계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번에 6개 도시철도기관이 요구한 대로 당장 중앙정부가 전액 부담한다는 것은 지방지치제도 실시 여건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타협점을 찾아 중앙과 지방이 일정 비율로 비용부담을 분담하는 구조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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