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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식의 2번출구] 250km 선로 ‘못 쓰게 된다’, 대책은 있나? ①

중앙선 개량 마무리 단계, 폐선 생겨나는데...활용 방안 못 찾아

박장식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0/10/30 [17:43]

[박장식의 2번출구] 250km 선로 ‘못 쓰게 된다’, 대책은 있나? ①

중앙선 개량 마무리 단계, 폐선 생겨나는데...활용 방안 못 찾아

박장식 객원기자 | 입력 : 2020/10/30 [17:43]

= 매월 15일과 30일, 철도와 관련된 비사를 꺼내는 <박장식의 2번 출구> 연재가 진행됩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의 철도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통해 미래의 철도 정책 등에서 배울 점, 또는 타산지석으로 삼을 점이 있는지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철도경제=박장식 객원기자] 중앙선 철도 구간 중 약 250km에 달하는 구간이 올해와 내년 사이 빈 선로가 된다. 중앙선의 복선화 및 고속화 사업으로 인해서다. 올해 원주와 제천 사이 구간, 단양과 안동 사이의 구간이 이설되는 데 이어, 내년에는 안동에서 영천까지의 구간이 새 선로로 바뀐다. 옛 선로는 이제 활용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하게 되었다.

 

사라지는 구간들도 다양하다. 원주와 안동 등은 시내 한복판이거나 문화재 복원이 걸려 있어 철로가 사라질 공간을 활용할 방도도 많고, 일부 정차역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역사와 문화를 탐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명확한 활용 방안이 나온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구체적인 활용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중앙선 전체 구간을 통틀어 250여 km에 달하는 구간이 빈 선로로 쏟아지는 기회를 얻지만, 예산 부족이나 검증되지 않은 활용 방안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이 길을 통째로 비우게 생긴 것이다. 

 

이에 따라 두 편에 걸쳐 중앙선 폐선이 예정된 구간의 현재와 미래를 살피고자 한다. 첫 번째 편에서는 중앙선 폐선 구간의 현재 상황과 활용 방안, 그리고 두 번째 편에서는 국내와 해외의 사례를 통해 더욱 나은 폐선 활용법을 강구해 본다.

 

◆ 치악산 구간, ‘테마파크’ 들어선다

 

▲ 중앙선 치악산 구간의 루프터널 모습. 12월 폐선 이후 테마파크 조성이 예정되어 있다.  © 철도경제

 

원주역에서 반곡동 혁신도시, 치악산과 탁사정을 거쳐 제천으로 가는 구간은 한국철도 중에서도 가장 풍광이 아름다운 구간으로 손꼽힌다. 원주 도심 한복판과 아파트가 가득한 새로운 도시를 지나면 이윽고 치악산의 멋진 풍경과 만난다. 하늘을 날아가는 듯한 선로 위 열차를 따라 단풍이 핀 치악산 일대를 보면 기차여행만으로 가을 여행이 끝나는 듯하다.

 

해당 구간은 시내와 치악산 구간으로 갈려 활용된다. 먼저 원주역 등 원주시 도심 구간은 도로를 개설하는 한편, 원주역 일대에 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의 쉼터로 다시 돌아가게끔 한다. 원주역과 반곡역 사이의 구간에는 치악산 바람길 숲이 조성되어 사람들이 걷고, 자전거로 오갈 수 있는 휴게공간으로 재활용된다.

 

치악산 구간인 반곡역과 치악역 구간에는 철도 관광지 조성사업이 진행된다. 과거 ‘백척교’로 불렸던 길아천철교와 치악산 루프터널 구간 등을 활용해 철길 위를 달리는 레일버스 등이 오가며 치악산 관광의 또 다른 명소가 될 전망이다. 문화재로 지정된 반곡역, 풍광이 아름다운 치악역 일대는 리모델링 되어 관람객들이 더욱 찾기 편리하게 바뀌는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폐철도 관광을 기획하고 있다.

 

제천 일대 구간도 색다르게 탈바꿈한다. 폐선로를 활용한 미니열차가 운행하는 한편, 기차박물관과 전시관, 폐열차를 활용한 카페와 호텔을 만드는 등 구학역과 탁사정 일대 철도를 활용할 예정이다. 터널을 활용한 체험관 등도 운영하면서 제천 북부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 소백산 죽령 구간, 여러 방안으로 활용

 

▲ 중앙선 죽령 구간의 희방사역 모습. 오는 11월 7일 폐선되는 구간 중 한 곳이다.  © 철도경제

 

치악산 못잖게 차창 밖 풍경이 아름다운 구간이 있다. 청풍호반에 자리한 단양역에서 출발해 소백산, 죽령을 거쳐 영주까지 향하는 구간이다. 해당 구간을 넘어 낙동강 강변의 안동까지 향하는 단양 – 안동 구간은 오는 11월 7일 이설되어 기존 철로의 역할을 마감할 계획이다.

 

죽령 구간은 단양군과 영주시가 함께 활용한다. 죽령을 따라 열차가 오르는 오르막 구간에 관광열차를 운행하고, 내리막길에는 레일바이크를 운행하며 체험구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미 서울 근교에 많은 수의 레일바이크가 운행하고 있다는 점을 들 때 다른 레일바이크와의 차별성을 크게 살려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안동 시내 구간은 문화재 복원을 위해 활용된다. 당장 일제강점기 철로 건설로 인해 건물 일부가 헐렸던 임청각이 복원되는 한편, 열차 운행으로 인해 2도가량 기울어지는 등 안전에 위험이 제기된 국보 16호 법흥사지 칠층전탑도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다. 안동시는 시내 한복판의 안동역 부지에도 테마 카페와 자전거길, 탐방로와 레일바이크 등을 설치해 레저관광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 전국에 레일바이크? 

 

다만 아쉬운 점은 단양 이남의 모든 구간에서 레일바이크 활용을 들고나왔다는 점이다. 단양군은 죽령 구간과 충주호 호반, 도담삼봉 일대에서 두 곳의 레일바이크를 운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고, 안동시 역시 레일바이크를 시내 구간에서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정선의 레일바이크 성공 이후 어지간한 폐철길에는 레일바이크가 필수요소가 된 모양새이다.

 

물론 선로에 추가적인 설비가 필요 없이 간단한 변화, 즉 저렴한 예산으로 레일바이크를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하지만 레일바이크가 레저 전반에 과잉공급된 이상, 문경의 레일바이크는 경영난으로 얼마 운행하지 못하고 폐선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기에도 충분하다. 특히 여름과 겨울에는 날씨 탓에 레일바이크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이다.

 

중앙선 일대에만 이미 운행 중인 레일바이크만 두 개 노선이다. 계획에 따르면 중앙선 구간에 운행될 레일바이크만 여섯 개가 된다. 이 정도라면 레일바이크의 레저로서의 수명만 줄이는 꼴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폐선에 대해 레일바이크 대신 다른 활용 수단을 강구하고 있는 만큼, 더욱 지속 가능한 슬기로운 대책을 찾아야만 한다.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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