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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LTE-R, 끊김없는 서비스가 핵심 "철도안전 직결"

철도공단, 1조원 투입 신설·개량 국가철도망 2025년까지 LTE-R로 일원화
영천-신경주 구간 현장, 서비스연속성 확보 위한 아이디어 곳곳 숨어있어
지능형 디지털철도 기반, 철도맞춤형 시공경험 '실행능력' 발휘해 적기 구축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1/04/13 [12:46]

[현장르포] LTE-R, 끊김없는 서비스가 핵심 "철도안전 직결"

철도공단, 1조원 투입 신설·개량 국가철도망 2025년까지 LTE-R로 일원화
영천-신경주 구간 현장, 서비스연속성 확보 위한 아이디어 곳곳 숨어있어
지능형 디지털철도 기반, 철도맞춤형 시공경험 '실행능력' 발휘해 적기 구축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1/04/13 [12:46]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국가철도공단(이하 철도공단)이 한국판 뉴딜 과제 중 하나인 '국민안전 SOC 디지털화'의 실현을 위해 철도분야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4세대 철도통합무선망(LTE-R, R은 Railway) 확대·구축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철도공단은 당초 2027년까지 약 1.1조원을 투입해 고속·일반·광역철도 등 국가철도망 약 4700km 구간에 LTE-R을 구축할 예정이었으나, 사업기간을 2년 앞당겨 오는 2025년까지 조기에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가철도에서는 음성통화만 가능한 VHF방식(Very High Frequency, 153MHz 대역, 일반철도), 음성·단문과 200kps이하 저용량 데이터만 송·수신 할 수 있는 TRS(Trunked Radio System, 850MHz 대역, 고속철도)를 병행해 사용하고 있다.

 

TRS의 경우 경부고속철도 1단계 구간(서울-동대구)은 미국형인 ASTRO방식을, 2단계 구간(동대구-부산) 및 호남·수서고속철도는 유럽형인 TETRA방식을 도입·운용 중이다.

 

이미 내구 연한이 도래한 1세대 VHF와 2세대 TRS-ASTRO·TETRA 등이 뒤섞여 있다보니 운영 및 유지·관리 측면에서 비효율적이었다.

 

▲ 영천-신경주 복선전철 구간에 설치된 LTE-R 안테나(16dBi)  © 철도경제

 

철도공단이 추진 중인 LTE-R 사업은 제각각 다른 철도무선망을 일원화해 통신속도와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TCS-2)의 필수 조건인 4세대 무선망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대형 국가프로젝트이다.

 

철도경제신문은 '영천-신경주 복선전철' 사업 구간을 찾아가 아날로그형 철도가 디지털철도로 진화하는데 있어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LTE-R 구축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제각각 철도무선망, 2025년까지 4700km 국가철도망 LTE-R로 일원화 

 

유럽에서 사용 중인 주력 무선통신망은 800MHz 주파수의 2세대 GSM-R이다. 국내에서는 기존 주파수와 서로 겹치기 때문에 도입이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해외 의존형 철도기술의 폐해를 직접 경험한 철도기관 및 업계 입장에서는 철도 신호·통신 분야의 국산화도 시급한 과제였다.

 

국내 이동통신사가 보유한 4세대 이상의 상용망 구축기술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국산 기술로도 철도전용 무선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도 2010년부터 5년여 기간동안 '철도전용 통합무선망 구축 연구'를 진행했고, 대불선 12km 구간에서 700MHz 대역의 LTE를 적용, 상용화 성능 시험까지 마친 상태였다.

 

이후 철도공단에서는 지난 2016년 호남고속선 익산-정읍 간 약 34km 철도(터널 약 4km 포함)에 LTE-R 상용화를 위한 시험선을 구축하고, 250km/h급 고속 구간에 무선통신 성능시험 및 검증데이터를 확보했다. 그리고 2017년 말 원주-강릉 간 120km 철도에 최초로 LTE-R 상용화에 성공했다.

 

철도공단은 2018년부터 대구선, 중앙선 원주-제천, 경부고속철도 1단계(행신-동대구), 중앙선 제천-도담-영천 등 신설·개량 구간에 본격적으로 LTE-R 구축사업에 나섰으며, 지난해와 올해에도 각각 2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을 진행 중이다.

 

▲ 신축 아화역사 내 통신실에 설치된 DU 및 구내용 RRU. 장비 테스트 작업이 한창이다.  © 철도경제

 

기자가 방문한 영천-신경주 신설구간 LTE-R 사업은 시급성을 고려해 대구선 및 동해남부선 등 인근 철도 개량사업에서 LTE-R망을 구축한 SK텔레콤이 도맡았다. 

 

SK텔레콤은 국내 처음으로 부산 1호선에서 LTE 구축사업을 수행하면서 철도에서 LTE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KTCS-2 시범사업 노선인 전라선 익산-여수엑스포 구간을 비롯해 익산-대야 복선전철, 군장산단인입철도, 진접선, 경부선 추풍령-지천 및 상동-부산, 서해선 송산-홍성, 포승-평택 간 철도 등 철도공단이 발주한 주요 LTE-R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관제·승무·역무·유지보수자, 휴대용 단말기로 실시간 '상황' 공유

 

아화역 신축공사 현장에서 만난 SK텔레콤컨소시엄 현장 관계자는 "영천-신경주 구간은 기지국 설비 구축을 대부분 마무리하고, 테스트 단계를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아화역사 내 통신실 내부에서는 DU(Digital Unit)에서 디지털 신호가 정상적으로 처리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 LTE-R 구성도  © 철도경제

 

LTE-R망은 휴대용 단말기-안테나-RRU-DU-EPC로 구성된다. 

 

철도노선(본선)에는 일정거리마다 안테나 및 RRU(Remote radio Unit)가 배치돼 있다. 승무원·유지보수자 등이 휴대한 스마트폰형 혹은 무전기형 단말기의 무선신호를 안테나에서 수신받아 각 안테나별로 함께 설치된 RRU로 전송한다. RRU는 무선 구간에서의 Radio 신호를 처리하는 장비다. 

 

RRU에서 처리된 신호는 선로변을 따라 매설된 광케이블을 통해 역 등에 설치된 DU로 전송된다. DU는 기지국의 디지털 신호처리 기능을 담당한다. 일반적으로 DU·RRU·안테나를 묶어 기지국이라고 부른다. 역사 내에도 소형 안테나 및 RRU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역무원이 휴대한 단말의 무선신호도 구내 안테나를 통해 DU로 전송할 수 있다.

 

DU에서 처리된 디지털 신호는 유선(광케이블)망을 통해 주제어장치인 EPC(관제센터주제어장치)로 전송되고, 관제원은 최종적으로 EPC가 받은 테이터를 수신한다. 

 

이와 반대로 관제센터에서 송신한 음성·영상 등 데이터는 DU에서 받아 RRU를 거쳐 안테나로 무선신호를 보내면 승무원·유지보수자·역무원 등이 휴대단말을 통해 최종적으로 수신받게 된다.

 

▲ 신축 아화역사 인근에 설치된 LTE-R장비(안테나, 폴, RRU, 정류기). 폴에 수평바를 설치해 안테나를 선로에서 살짝 떨어지도록 설치한 것이 눈에 띈다. 전차선 부분과 간섭이 생기지 않도록 절연보호캡도 씌웠다.  ©철도경제

 

◆ LTE-R서비스, 연속성 확보가 생명 "철도안전과 직결" 

 

현장 관계자는 "LTE-R망 시공 과정 중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끊김이 없도록 하는 것과 이례상황 발생 시에도 작동할 수 있도록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토공-교량 등에서 섹터 안테나는 1km마다 설치한다. 실제로 안테나의 커버리지(Coverage)는 2km이지만 서비스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촘촘히 두는 것이다. 

 

현장 관계자는 "커버리지가 충첩되도록 설계하고, 1개의 RRU가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RRU를 연결해 열차가 진행하는 도중에도 끊김이 없도록 한다"며 "이를 '교번배치'라고 하는데 LTE-R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설계방식이다"고 설명했다.

 

▲ 안테나에 '전기적 틸트기능'을 적용해 관제센터에서 필요 시 안테나의 방향을 수정할 수 있다.  © 철도경제

 

그는 "영천-신경주 구간의 경우 토공 구간 섹터안테나 출력세기는 16dBi로, 전라선 및 경부고속선 등과 동일하다"며 "특히 관제에서도 안테나의 방향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전기적 틸트 기능'을 적용해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고 덧붙였다.

 

'끊김없는' 철도무선망을 구축하기 위한 기술은 곳곳에 숨어있다.

 

터널의 경우 내부에서만 무선신호를 사용하기 때문에 12dBi 출력세기의 야기안테나를 설치한다. 터널 내에는 보통 400m마다 대피소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이 공간을 활용해 열차 주행 및 타 시설물에도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교번배치까지 적용하면 800m마다 하나씩 안테나를 두게 된다고 한다.

 

터널 내부에서 외부로 나오는 순간에 무선신호가 끊기는 현상도 시공 경험을 통해 극복했다. 현장 관계자는 "터널 입구 근방에 별도의 '폴'을 세우지 않고 RRU·정류기 등 장비만 타 철도시설물과 함께 위치시키고, 터널의 벨마우스 측면에 안테나를 따로 설치하면 끊김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열차가 터널을 나갈 때 LTE-R 신호 끊김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터널 벨마우스에 안테나를 설치하고, RRU 등 장비만 터널 입구 근방에 배치했다.  © 철도경제

 

◆ 철도환경 맞춤형 시공·경험 필요 "공단, 현장 아이디어 적극 수용"           

 

LTE-R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구축 경험이 축적되고, 철도공단도 현장의 목소리와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다양한 방식의 시공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LTE-R 안테나가 일정거리마다 설치돼 있다보니 열차를 운전하는 기관사에게 시각적 피로감을 줄 수 있고, 안테나가 선로변과 가까이 있으면 타 시설물과 물리적으로 간섭이 발생하거나, 유지·보수 시 접촉할 우려도 있다"며 "공간이 확보된 곳이라면 폴 좌·우측으로 바(bar)를 만들어 안테나를 선로에서 살짝 떨어지도록 설치했다"고 말했다.

 

또한 "선로변 폴의 높이가 약 5m 정도로 전차선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LTE-R 시공을 맡은 곳에서 전차선에 절연보호캡을 씌워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 안테나 하부에 설치된 RRU .뒷편에는 정류기가 있다. 정류기에는 전원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등 이례상황을 대비, 배터리를 장착했다. 또한 추후 유지·보수에 용이하도록 매뉴얼도 별도로 비치해두었다.  © 철도경제

 

안테나 및 RRU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설비(정류기)에는 배터리도 두었다. 현장 관계자는 "만약 전기가 공급되지 않으면 본선에 설치된 기지국 장비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3시간 이상 사용 가능한 배터리를 연결해 비상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LTE-R 구축 이후에 유지·보수의 편의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고자 정류기 안에는 작동매뉴얼(설명서)도 모두 비치해둔 상태"라며 "사소한 부분일지라도 철도무선망은 연속성 확보가 생명인 만큼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상용망 구축 실적이 풍부하더라도 철도환경은 구간에 따라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하다"며 "LTE-R 서비스의 연속성은 철도안전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그는 "철도 건설·개량사업에서는 노반·궤도·신호·전차선·전력·통신 등 여러 공정 간 협의도 중요하고, 타 시설물 간 상호간섭이 발생해서도 안되기 때문에, 현장 맞춤형 시공기술이 요구된다"며 "주어진 공사 기간 내 개별 환경에 맞게끔 최적화된 '실행능력'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터널 내에 설치된 야기안테나(12dBi)     ©철도경제

 

한편, 철도공단은 지난 2019년 LTE-R구축사업을 전담하기 위한 LTE-R부(TF)를 구성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등 사업의 적기 추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LTE-R은 음성 및 약 75Mbps급의 대용량 데이터와 영상 등을 송·수신할 수 있어 관제-승무-역무 및 유지·보수자 간 열차 운행정보뿐만 아니라 열차사고·장애 발생 시 사고 위치등 관련 내용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며 "전국의 국가철도망을 LTE-R로 디지털화해 지능형 철도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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