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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인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첨단궤도토목본부 수석연구원

국내 장대레일 교체 기준 보수적 '이대로 가면 경부고속선 당장 2024년부터 레일 교체'
정량적 수명평가 기법 개발 필요한 시점, 과학적 근거 기반한 '평가 기술' 개발 착수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1/07/15 [10:41]

[인터뷰] 여인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첨단궤도토목본부 수석연구원

국내 장대레일 교체 기준 보수적 '이대로 가면 경부고속선 당장 2024년부터 레일 교체'
정량적 수명평가 기법 개발 필요한 시점, 과학적 근거 기반한 '평가 기술' 개발 착수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1/07/15 [10:41]

▲ 여인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첨단궤도토목본부 수석연구원  © 철도경제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철로 만들어지는 레일은 온도변화에 민감하다. 과거에는 레일이 기온에 따라 수축ㆍ이완하기 때문에 25m 간격으로 레일이 떨어져 있도록 시공했다. 기차가 덜컹덜컹 소리를 내며 움직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고속화 추세로 접어들면서 열차의 승차감을 높이고, 차륜(열차 바퀴)의 손상을 줄이기 위해 1990년대부터 떨어져 있는 레일(이음매부)를 용접해 서로 이은 장대레일을 부설하기 시작했다. 

 

통상 레일 한 개의 길이가 200m 이상이면 '장대레일'로 분류한다.

 

한국철도(코레일) 시설업무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으로 고속ㆍ일반철도 등 약 80%가 장대레일화됐다.

 

문제는 철도시설이 노후화됨에 따라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개ㆍ보수에 소요되는 비용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철도 신규개통으로 지난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약 14년 간 국내 궤도연장거리는 약 1000km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일 열차 운행 횟수도 약 442회(약 17%) 늘었다. 특히 2016년 SRT(수서고속철도)가 개통하면서 경부고속선 평택-오송 구간의 경우 1년새 궤도의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누적 통과톤수도 약 47% 증가한 실정이다.

 

앞으로 레일교체 및 유지ㆍ관리에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보다 체계적으로 레일의 수명을 평가하고, 필요 시 수명을 평가해 사용을 연장할수 있는 기술개발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에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은 올해 주요 신규과제로 '장대레일 헬스모니터링을 통한 기대수명 평가기술개발'을 선정했다.

 

이를 통해 현재 부설한 장대레일의 상태를 체계적으로 진단ㆍ분석해 잔존수명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기대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철도경제신문은 지난 1일 이번 과제의 연구책임자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첨단궤도토목본부 여인호 수석연구원을 만나 장대레일 수명 평가기술 개발의 필요성과 연구의 세부내용, 향후 기대효과 등을 물어봤다.

 

여인호 수석연구원은 "현재 국내에서는 레일의 상태와 무관하게 열차의 누적 통과 톤수가 6억 톤에 이르면 새로운 레일로 교체된다"며 "이는 해외의 사례에 비하면 매우 보수적으로 규정한 수치"라고 말했다.

 

국가철도공단이 지난 2016년 제정한 선로유지관리지침에 따르면 레일 사용연한을 6억 톤으로 잡고 있다.

 

여 수석연구원은 "당장 경부고속철도의 경우 오는 2024년부터 순차적으로 레일의 사용연한이 도래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레일의 교체 비용은 전체 궤도 유지보수 비용의 약 50% 이상을 차지한다"며 "평가기술을 개발해 레일의 사용 가능여부를 정량적ㆍ가시적으로 볼 수 있다면, 유지ㆍ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등 철도 선진국에서는 준고속선급 이상에서 주로 사용하는 60kg레일의 교체주기를 누적통과톤수를 기준으로 최대 10억 톤으로 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가별로 기후변화 및 열차운영현황 등이 다르기 때문에 무작정 외국의 사례를 참조할 수 없다. 따라서 국내에 부설한 장대레일의 수명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여인호 수석연구원은 "장대레일은 겉으로 보면 하나로 이어져 있는데, 길이방향으로는 온도나 하중에 의한 변형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기존의 일반구조물과 같은 방법으로는 수명을 진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더군다나 철도 시설물 노후화 등의 요인과 겹치면서 겨울철에 온도가 급속히 내려가면 레일이 끊어지기도 하고, 반대로 온도가 높아지면 레일이 휘어지는 현상(좌굴)이 발생해 탈선사고의 위험성도 높아진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철도 운영기관에서는 혹한ㆍ혹서기에 열차를 서행 운전해 미리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지금까지 레일의 이상유무 혹은 수명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냐고 묻자 여인호 연구원은 "외부에서 일정한 힘이 작용할 때 내부에서 단위면적당 작용하는 힘, 즉 레일의 응력(應力)을 물리적인 방법으로 측정하고 있다"며 "일정 거리마다 궤도의 체결구를 풀어서 계측을 실시하게 되는데, 이렇게 하면 측정 전ㆍ후로 레일의 상태가 달라질 수 있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는 등 위험요소가 있는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여 수석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사실상) 레일의 잔존수명을 평가할수 있는 시험방법이나 성능평가 체계에 대한 세부지침이 없다고 볼 수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레일의 유지ㆍ관리를 위한 정성ㆍ정략적 평가 기술은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ㆍ영국ㆍ네덜란드ㆍ독일 등 철도선진국에서 연구를 진행 중이지만 장대레일의 응력을 현장에서 쉽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장비 개발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프랑스에서는 현장의 레일 유지보수 정보를 기반으로 레일 수명을 평가하기 위한 DB를 구축하는 등 초기 단계의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장대레일 수명평가 기술 개요(사진=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제공)  © 철도경제

 

그렇다면 이번 연구가 추구하는 핵심 목표는 무엇일까?

 

여인호 수석연구원은 "철도 시설물에 대한 관리의 패러다임이 IoT, AI에 기반해 선제적으로 지속가능한 유지ㆍ보수 체계를 마련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는만큼, 장대레일의 관리에 대한 과학적인 평가 기법 및 테스트베드를 개발하는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번 연구는 ▲장대레일 신뢰도 기반 기대 수명 평가 기법 개발 ▲장대레일 헬스모니터링 기법 개발 ▲장대레일 기대 수명 산정을 위한 시험 체계 구축 등에 집중하게 된다.

 

여인호 수석연구원은 "기대 수명은 한마디로 '얼마나 쓸 수 있는지' 예측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레일이 부설된 구간에서 열차가 얼마나 운행하고 있는지, 곡선부에서 레일의 마모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궤도ㆍ노반 등 조건에 따라서 레일이 장기적으로 거동하는(움직이는) 정도 등을 수치적으로 분석하고 합리적으로 그 결과를 산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과제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헬스모니터링 기법 개발'은 기존의 물리적 방법으로 레일의 수명을 측정하던 방식을 벗어나 기계적ㆍ화학적 방법을 도입해 레일의 수명을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둔다.

 

여 수석연구원은 "알루미늄 혼합물로 이뤄진 테르밋 용접으로 레일을 서로 이어 장대화하게 되는데, 용접 부위에 형광분광법을 이용하면 레일이 힘을 받는 정도를 고유 주파수 값을 얻어 계측할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레일이 특정 온도에서 어떻게 힘을 받는지 여부를 측정하는 기법으로 비선형 초음파도 활용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방식을 도입한 '중위 온도 모니터링 기법'을 개발하는 것도 이번 연구의 내용에 포함돼 있다"며 "미국에서 실험실 내에서만 연구했을 뿐 세계적으로 상용화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자갈 궤도가 깔린 현장에서 강성ㆍ횡저항력ㆍ좌굴취약성 등 물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시스템과 장대레일 피로수명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장비, 그리고 궤도-레일 통합 모니터링 테스트 베드를 구축해 기대수명을 과학적으로 산정할 수 있는 시험체계도 만들 계획이다.

 

이번 과제를 통해 장대레일의 수명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이뤄지면 고속ㆍ일반ㆍ도시철도 등 장대레일이 부설된 모든 철도에서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기존의 유지관리방식을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분석방식으로 전환시킬 수 있고, 연간 226억 원에 달하는 레일 유지ㆍ보수 비용도 절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2023년까지 3년 간 진행할 예정인 이번 과제는 총 87억 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철도연을 주축으로 한국표준과학기술연구원,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교(UCF),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등이 함께 참여한다.

 

여인호 수석연구원은 "연구과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구간의 운영ㆍ유지데이터를 확보ㆍ분석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코레일 및 인천교통공사 등과 상호 협력해 원천 기술을 개발 및 시제품을 제작하고 추후 국가 R&D를 통해 실용화 단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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