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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전트램, 차량디자인 선호도 조사 "지금 할 때인가"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1/10/27 [15:22]

[기자수첩] 대전트램, 차량디자인 선호도 조사 "지금 할 때인가"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1/10/27 [15:22]

▲ 장병극 기자     ©철도경제

[철도경제신문=장병극 기자] 대전시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대전 2호선에 투입할 트램 디자인 선호도를 조사한다. 지난 4월부터 디자인 용역을 수행한 결과를 공개해 시민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7일 간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1차 조사가 끝나면, 선정된 차량에 색상을 덧입혀 2차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한다.

 

대전시는 두번에 걸쳐 조사한 결과를 가지고 공공디자인 심의를 거친 후 12월 말 차량 디자인을 최종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대전 트램은 '선택'해야할 과제가 한두개가 아니다. 익히 알려져 있지만 37km에 달하는 장거리 노선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운행할 수 있는 최적의 기술, 즉 가선ㆍ무가선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가선-무가선방식을 혼용할지 여부에 따라 차량 지붕 위에 팬터그래프가 설치될 수도 있고, 배터리 탑재 여부 및 용량에 따라 차량에 대한 실질적인 설계가 가능하다.

 

철도안전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차량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부분도 디자인에 반영돼야만 한다. 이번 디자인 선호도 조사를 통해 차량의 컨셉 정도야 잡을 수 있겠지만, 트램 시스템이 결정되고 기본 사양이 나온 상태에서 차량 제작에 들어가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오히려 선ㆍ후가 뒤바뀐게 아닌가 싶다.

 

현재 진행 중인 기본설계가 마무리되고 차량의 기본 사양이 나온 뒤 차량제작사 선정을 마치면 차량업체와도 미리 협의할 수 있다. 그 다음에 대전 시민을 대상으로 트램 차량 디자인 선호도 조사에 들어가도 늦지 않다.

 

최근 철도차량 디자인 선호도 조사를 수행한 사례를 보자.

 

지난 2017년 차량제작 발주가 나고 고무차륜형 경량전철(K-AGT)로 최종 결정된 후,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지난 2018년 12월 말부터 1달 간 디자인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노선(GTX-A)에 투입되는 180km/h급 전동차는 지난해 3월 공개 입찰을 통해 제작사가 결정됐다. 차량에 요구되는 기본 가이드라인이 정해진 상태에서 같은해 8월부터 약 3주 간 차량 외부디자인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다.

 

노후전동차 교체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서울지하철 4호선 신조 전동차 도입사업도 지난해 6월 제작사가 선정된 후, 올해 2월 외형 및 내부 디자인에 대해 시민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했다.

 

국가시범사업으로 진행 중인 오륙도 무가선트램사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제작사가 결정되고 나서 지난 6월 철도연이 부산시 홈페이지를 통한 설문조사, 그리고 관련 지자체 및 부산국제산업전 행사에서 현장투표를 진행해 7월에 디자인을 정했다.

 

서울 위례트램의 경우는 차량 디자인에 대해선 아직 시민을 대상으로 별도의 선호도 조사를 하지 않았다. 다만 정거장 캐노피 디자인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해 지난 9월 발표했다. 위례트램은 현재 차량제작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적어도 2년새 기자가 살펴본 4개 사업에서의 철도차량 디자인선호도 조사 사례에선 기본사양도 없고, 제작사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시민을 대상으로 '어떤 디자인이 좋은지' 미리 물어본 적이 없다.

 

물론 대전시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지난번 도시철도학회에서 마련된 트램콘서트에서 토론에 참석한 트램 건설과장의 고충을 듣다보니 더욱 그렇다.

 

시민들에게 대전 2호선 트램의 사업 진행 상황도 지속적으로 알려야 하고 관심을 끌 필요도 있다. 시민의 공감대를 얻어야만 도심재생 및 관광자원과 연계한 성공적 트램 건설로 이어질 수 있다.    

 

디자인 선호도 조사도 '공감대 형성' 과정 중 하나다. 하지만 디자인 선호도 조사를 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쓸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조사는 사업을 수행하는데 있어 굳이 서두룰 이유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일을 해나가는 순서에도 맞지 않다.

 

여차하면 '치적쌓기'나 '전시행정'이 될 수 있다. 대전트램이 가장 경계해야할 지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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