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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철도차량 기술형입찰제①] 철도공룡 중국의 역습 '한국을 노린다'

√ 정부 지원 하에 전 세계 매출 1위 올라선 CRRC
√ 중국, GPA 가입해 국내 정부조달 참여 시 한국 철도시장 몰락

박재민 기자 | 기사입력 2021/11/18 [12:20]

[긴급진단-철도차량 기술형입찰제①] 철도공룡 중국의 역습 '한국을 노린다'

√ 정부 지원 하에 전 세계 매출 1위 올라선 CRRC
√ 중국, GPA 가입해 국내 정부조달 참여 시 한국 철도시장 몰락

박재민 기자 | 입력 : 2021/11/18 [12:20]

한국 철도차량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선순환 생태계 구조를 만들어 산업의 기반을 다지고, 세계 철도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번에 코레일 노후 전동차 교체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기술중심 평가 입찰제도를 도입하는 목적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기술중심 평가 입찰제도가 산업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철도경제신문은 4회에 거쳐 이번 입찰제도 개선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철도차량 산업계를 집중 조명하고, 해외와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 무엇인지 진단해본다. / 편집자 註.

 


① 철도공룡 중국의 역습 '한국을 노린다' ☜

② 기술중심 입찰, 산업육성ㆍ해외 수출에 기여

③ 자칫 하면 '독버섯'…기술중심 입찰 부작용 우려

④ K철도차량, 산업 상생ㆍ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은?


 

▲ 세계 철도시장은 중국은 거물이 됐다. 저가공세라는 강력한 무기는 한국철도의 위협이 되고 있다. © 철도경제

 

[철도경제신문=박재민 기자] 중국철도가 강력한 내수시장과 당국의 천문학적인 재정지원으로 세계 곳곳을 종횡무진으로 누비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철도차량 제작사 중 매출 1위를 찍으면서 철도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 잡았다.

 

거물이 된 중국은 한국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중국의 강력한 무기인 저가공세로 한 순간에 한국철도가 중풍(中風)으로 물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 업계는 강력한 산업보호정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내 철도차량 3사의 입장이 극명하게 나눠지고 있어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중국 명목 GDP 및 경제 성장률 추이 (자료=산업연구원, 세계은행 제공) © 철도경제

 


2000년대 이후 세계 경제규모 2위에 올라선 ‘중국’


 

해외 철도시장에서 거대 공룡으로 성장한 중궈중처(CRRC)는 중국의 경제성장과 같은 궤도를 달린다.

 

과거 ‘대약진 운동’과 ‘문화대혁명’ 등으로 중국 경제가 위기에 빠지자 당시 덩샤오핑은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내세우면서 자본주의 사상을 일부 받아들이기 시작해 경공업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구조개선이 빛을 보기 시작한 시점은 2000년대다. 산업연구원이 집계한 국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0%를 기록하면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2007년에는 14.2%로 고점을 찍었다.

 

GDP 상승 추이도 매섭다. 세계은행(World Bank)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03년 명목GDP 1조 6602억 달러를 경신했고 2007년에는 3조 5503억 달러을 기록했다. 급기야 2010년부터 GDP 세계 2위였던 일본을 제쳤다.

 

비록 중국이 미중무역전쟁과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성장률이 5% 수준에 들어가는 등 저성장시대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 패권으로 성장한 점은 분명하다.

 

미국 캐롤라인대학교 채일권 교수는 중국을 “얕보는 상대로 보면 절대 안 된다”고 경고하면서 “저성장에 들어갔음에도 여전히 세계 경제에서 강력한 축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내수시장ㆍ재정지원 등에 업고 세계 1위 된 中國中車


 

중국이 경제 성장과 함께 우량아로 성장한 산업은 철도다.

 

불과 2009년에만 해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중국 철도시장을 ‘수요는 높지만 기술력은 비교적 낙후된 상태’라고 시사했었지만 지금은 자체 고속철도 기술을 가진 만큼 성장했다.

 

지난 2004년부터 중국은 고속철도를 개발하기 위해 봄바르디어, 가와사키, 지멘스, 알스톰 등 해외 유명 철도사와 기술협약을 맺기 시작했다.

 

이 같은 전략은 중국이 자체 고속철도 기술을 보유하게 만든 밑거름이 됐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구정서 교수는 “당시 중국이 여러 국가의 고속철도와 기술제휴를 맺으면서 각 기술의 장점을 흡수해 자체개발을 성공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당국이 주도해 철도차량 제작사를 하나로 통합시킨 점도 중국 철도를 거대한 공룡으로 성장시킨 결정적 요인이다. 지난 2014년 중국 양대 철도차량 제작사인 중궈난처(CSR)와 중궈베이처(CNR)가 통합해 국영기업 중궈중차(CRRC)가 탄생했다.

 

▲ 지난해 세계 철도차량 시장 매출순위 (자료=SCI Verkehr 제공) © 철도경제

 

CRRC의 성장은 통계자료에서도 증명됐다. 독일 철도통계 전문회사인 SCI Verkehr에 따르면 지난해 CRRC는 매출 28조 7천억 원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알스톰-봄바르디어가 21조 원, 지멘스가 11조 8천억 원, 와브텍이 6조 5천억 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구정서 교수는 CRRC가 전세계 철도차량시장에서 1위로 올라선 이유에 대해 “국영기업이라는 점에서 중국 당국의 막대한 자본력이 투입됐다”며 “무엇보다 철도중심의 교통체계가 강력한 내수시장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 CRRC가 제작한 고속열차 푸싱호. 중국 자체 기술로 개발됐다. (사진=CRRC 제공) © 철도경제

 


韓 상륙 시도하는 中…대응책 시급할 때


 

이러한 강력한 내수시장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고 중국에게 ‘저가공세’라는 비장의 무기를 만들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수시장이 작은 국내 철도차량 시장에선 가장 위험한 적을 중국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저가공세를 펼치면 한국 철도산업이 한순간에 몰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중국이 한국 철도시장에 직접적으로 진출한 사례는 없었다. 한중FTA가 발효됐음에도 WTO(세계무역기구)의 GPA(정부조달협정)에 가입돼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GPA가 든든한 방어벽이 된 셈이다.

 

하지만 진출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면 중국은 여지없이 한국 철도에 상륙하려고 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부터 진행된 위례선 트램 도입사업에서 조달청이 불명확한 국제입찰자격 조항을 입찰공고에 넣으면서 CRRC가 사업에 참여하려고 했다.

(관련기사 : 본지 2021년 7월 14일자- [심층] 中 업체에 철도 완성차 시장 문 열어줄 뻔한 조달청)

 

문제는 중국 내에서도 GPA를 가입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2018년 4월, 중국 시진핑 주석은 보아오 포럼 개막연설을 통해 ‘중국시장 개방 확대와 중국의 정부조달협정(WTO GPA)가입’을 언급한 바 있다.

 

게다가 지난 2019년 10월에는 중국이 WTO에 7번째 GPA 입찰 목록을 제시하면서 조달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채일권 교수는 “이제는 중국의 GPA 가입은 시간 문제가 됐다”며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우나 먼 미래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고 경고했다.

 

국내 철도차량 업계는 정부의 대응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 저가공세로 국내 철도시장을 집어 삼킨다면 한국철도가 위기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온 카드는 ‘입찰제도 개선’이다. 그간 낮은 가격을 투찰한 제작사가 수주하는 기술ㆍ가격 2단계 분리입찰제도를 폐지하고 설계점수에 높은 비중을 두고 가격과 기술을 동시에 평가하는 협상에 의한 계약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제도개선이 부상하고 있다.

 

거시적 안목에서 기술 중심 평가를 골자로 한 입찰제도 개선을 통해 국내 철도차량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미리 확보함으로써 중국 등 해외 철도 '공룡'들이 한국에 진출하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밑그림을 그려야 된다는 대안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계약방식은 자칫하면 과거 IMF 금융위기 처럼 또 다시 독점체제로 회귀하고 중소기업이 몰락할 수 있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입찰 제도를 두고 국내 철도차량 업계가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코레일은 지난 10일 광역ㆍ도시철도 도입 사업 처음으로 협상에 의한 계약방식을 적용한 4호선ㆍ수인분당선 노후전동차 교체사업(74량)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이번 입찰제도 변경을 통해 국내 제작 3사들의 입장은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추후 입찰제도에 대한견해차는 새로운 불씨가 될 전망이다.

 

(▶ 이어서 2편에 관련기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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