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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한의 生生환승]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장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당산역’

√ 환승통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대한 에스컬레이터로 직접 이어진 2호선과 9호선
√ 시속 5km 걸음 ‘2호선-9호선 어느 방향이나 5분’
√ 성격 급한 한국 사람을 위해 고안된 벽화가 도입된 역

박준한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1/11/24 [08:30]

[박준한의 生生환승]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장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당산역’

√ 환승통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대한 에스컬레이터로 직접 이어진 2호선과 9호선
√ 시속 5km 걸음 ‘2호선-9호선 어느 방향이나 5분’
√ 성격 급한 한국 사람을 위해 고안된 벽화가 도입된 역

박준한 객원기자 | 입력 : 2021/11/24 [08:30]

= 매일 이용하는 지하철이지만 항상 헤맸던 복잡한 환승역들의 숨겨진 이야기. 국내 지하철 환승역을 누빈 생생한 경험을 담아 풀어 낸 <박준한의 生生환승>이 매주 수요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철도경제신문=박준한 객원기자] 기술의 발전으로 예전 같으면 두 번 많으면 세 번에 걸쳐 연결되었을 높이도 이제 단 하나의 에스컬레이터로 직접 연결이 가능해졌다. 

 

이렇게 길어진 에스컬레이터는 거리를 최대한 짧게 해주는 효과가 있지만, 짧아진 만큼 잠재적인 안전 문제도 항상 도사리고 있다.

 

오르막의 경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내리막이 그 문제를 더 가지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물론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지 않고 가만히 서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빨리빨리’를 추구하는 한국 사회에서 가뜩이나 길어진 에스컬레이터에 가만히 있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상과 지하를 한 번에 이어놓은 당산역 에스컬레이터


  

2호선과 9호선은 두 번에 걸쳐 접점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두 번 모두 승강장의 높이 차이가 꽤나 차이가 난다. 지하에서만 이어지는 종합운동장역도 환승통로의 에스컬레이터가 상당히 높지만 당산역의 환승통로에 비하면 짧게 느껴진다.

 

▲ 환승통로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엄청난 높이의 에스컬레이터.  © 박준한 객원기자

 

유독 지상역이 많은 2호선 특성 상 지상과 지하를 잇는 환승역도 많이 생기게 되었는데, 당산역 역시 여기에 해당된다. 2호선의 경우 당산역을 지나면 바로 한강이 나오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지상에 역이 만들어졌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하 3층이라는 비교적 깊지 않은 곳에 위치한 9호선과의 환승거리도 상당히 길어지게 된 원인이 되었다. 특히 지상 3층의 2호선 승강장과 지하 2층의 9호선 대합실을 직접 이어놓은 에스컬레이터는 그 길이만 거의 50m에 육박할 정도로 상당한 규모를 자랑한다.

 

참고로 이 에스컬레이터는 대구 지하철 2, 3호선 환승역인 청라언덕역의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기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로 남아있을 정도였다.

 

▲ 2호선 행선지에 따라 달라지는 환승통로, 남은 거리의 절반 가까운 거리는 에스컬레이터다.  © 박준한 객원기자

 

5개 층을 직접 이어놓은 환승통로는 2호선 승강장 양 방향으로 총 6기의 에스컬레이터만 볼 수 있는데, 특이하게 이곳에는 계단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 정도로 차이나는 높이를 계단으로 이동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만약 에스컬레이터가 고장이라도 나서 사용을 못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계단 운동이 될 것 같다는 공포감이 들 정도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당산역은 9호선 방면에서 2호선 방면으로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는 2기가 운행 중이며, 반대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는 1기만 운행 중이다.

 

어떤 에스컬레이터가 점검을 하거나 최악의 경우 고장 난다고 하더라도 올라가는 방향으로는 에스컬레이터가 멈추는 일은 없을 것 같다.

 

2호선 승강장 방면에서 에스컬레이터를 내려 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풍경으로 인해 현기증이 날 수도 있다. 특히 고소공포증이 있는 승객이라면 에스컬레이터의 아래쪽을 바라보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그런데 이곳을 걸어 내려가는 승객들이 제법 많다. 아무래도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하고 있으면 적어도 1분 넘는 시간 동안 계속해서 에스컬레이터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성격이 급한 승객들이나 지하철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한 승객들은 본능적으로 서두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가면 개찰구로 올라갈 수 있는 9호선 연결통로


 

한편 거대한 에스컬레이터에 가려졌지만 9호선 대합실과 9호선 승강장도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워낙 큰 에스컬레이터로 인한 착시효과로 9호선 대합실에 연결된 에스컬레이터는 그 존재가 상당히 미미하다.

 

9호선 당산역은 2호선과 달리 섬식 승강장으로 되어 있어서 에스컬레이터가 상 하행 모두 2기씩 설치되어 있다. 이곳도 역시 에스컬레이터만 있고, 계단은 볼 수 없다. 당산역은 2호선 승강장이 아니면 좀처럼 계단을 보기 힘든 역이다.

 

▲ 9호선 당산역 승강장에서 볼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  © 박준한 객원기자

 

특히 9호선은 개찰구에서 지상으로 이어지는 몇몇 출구통로 외에는 거의 대부분의 공간이 에스컬레이터가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2호선 출구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9호선 승강장에는 총 3곳의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는데, 방향이 모두 2호선 환승통로를 바라보는 방향이어서 환승하는 승객에게는 환승거리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단, 그 방향에서 반대편에 위치한 8, 9번 출구 이용 승객은 조금 더 걸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환승 승객은 대부분 선유도역 방면 승강장 끝단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편이지만, 혼잡함을 피해 가운데 연결통로를 이용하는 승객도 있다. 그런데 이 승강장을 이용할 때, 자칫 생각 없이 그대로 개찰구까지 가버릴 수 있다.

 

▲ 2호선 환승 승객을 위해 이곳은 ‘환승 게이트’가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9호선 개찰구.  © 박준한 객원기자

 

그곳도 역시 2호선 환승이 가능하다고 표기되어 있는데, 2호선이 지상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지하 1층으로 연결된 에스컬레이터로 바로 올라가는 일이 제법 있는 듯 했다. 9호선은 환승 게이트가 있는데, 개찰구를 환승 게이트로 오인하는 승객도 꽤 있는 모양이다.

 

이 점을 고려하여 9호선 개찰구에는 2호선 이용 승객을 위해서 친절한 안내문을 기둥을 포함해서 개찰구 입구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많은 곳에 표기해놓았다. 마찬가지로 2호선 개찰구에도 9호선 환승을 위해 다시 올라가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안전사고를 줄인 작지만 소소한 벽화


 

에스컬레이터 길이만 50m에 달하는 당산역. 이곳에는 내려가는 방향의 벽면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상 구간은 통유리로 되어있어서 벽화가 따로 없지만, 지하가 시작되는 구간부터는 일정 간격을 두고 벽화가 승객을 맞이한다.

 

그 벽화는 신문 기사에 등장할 정도로 그 존재감을 알렸다. 이 벽화가 그려진 이후부터 안전사고가 감소하면서 더욱 관심을 끌었던 모양이다.

 

▲ 안전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된 환승통로 벽화.  © 박준한 객원기자

 

벽화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을 그려냈는데, 그 모습이 마치 환승하고 있는 자신을 투영했기 때문에 좀 더 와 닿지 않았나 싶다. 이 역시 현장에서 많은 고심을 한 직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아무리 백 번 안내 방송을 하더라도, 안내 문구를 붙여놓더라도 통하지 않던 것이 벽화 하나로 해결이 되었다니, 사람은 역시 스스로가 움직일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실천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리얼 환승체험기 <박준한의 생생환승> 다음 주에는 직선 승강장과 곡선 승강장이 만나는 ‘합정역’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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