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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차량부품 국산화가 살길3] 열차 호흡기 공조시스템 "인버터ㆍ히트펌프로 에너지 사용 확 줄인다"

√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대응, 지붕탑재형 공조시스템 국산화 개발
√ 저가 공세 해외경쟁사와 차별화 '에너지 절감형 개발품으로 승부'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1/11/30 [09:13]

[철도차량부품 국산화가 살길3] 열차 호흡기 공조시스템 "인버터ㆍ히트펌프로 에너지 사용 확 줄인다"

√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대응, 지붕탑재형 공조시스템 국산화 개발
√ 저가 공세 해외경쟁사와 차별화 '에너지 절감형 개발품으로 승부'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1/11/30 [09:13]

(철도경제신문X코레일 철도차량부품개발사업단 공동기획) 세계 철도시장 규모는 약 230조 원. 이 중 부품시장은 전체의 30%를 차지하지만 국내 철도차량부품의 세계 점유율은 1% 남짓이다. 철도차량 부품시장을 선도해야 할 국내 철도차량 부품업체는 영세하다.

 

철도경제신문은 철도차량 주요부품의 국산화를 지원하고,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R&D사업으로 추진 중인 '철도차량부품 연구개발사업'을 각 세부과제별로 취재한다. 이를 통해 철도차량산업의 현 주소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본다. / 편집자 註. 

 

[철도경제신문=장병극 기자] 철도차량의 공조시스템은 운전실 및 객실 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하고, 냉ㆍ난방 장치를 가동해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주요 장치이다. 

 

차량 운영사 입장에선 "너무 덥다" 혹은 "너무 춥다"고 느낀 승객들이 객실 온도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자주 민원을 제기하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열차 내부 환기가 중요해지면서 공조시스템의 성능ㆍ품질 및 유지ㆍ관리에 더욱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탄소중립'이 화두가 되면서 철도에서도 에너지 사용 효율성을 높이는데 더욱 관심을 가지는 추세다. 

 

철도차량용 공조시스템은 가정용  냉ㆍ난방 장치와 달리 실외기(응축기)와 실내기(증발기)가 결합된 구조다. 또한 철도차량기준에 적합하도록 유동해석ㆍ소음ㆍ진동ㆍ방수 등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철도차량은 시간이 갈수록 고속화ㆍ고도화고 있는데, 내수 시장 규모가 작은 국내에서 차종별ㆍ요구사항별로 적합한 공조시스템을 개발ㆍ제작하는게 쉽지 않다. 국가차원에서 공조시스템뿐만 아니라 철도차량부품 연구ㆍ개발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이다.

 

▲ 오텍캐리어 광주공장(上) 및 기술연구소 시험실 전경(下). (2021년 9월 16일 촬영)     ©철도경제

 

코레일 차량부품개발사업단(이하 부품개발사업단)은 지난해부터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에 사용할 수 있는 공조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주관기관으로 오텍캐리어가, 공동연구개발기관으로 이경산전ㆍ이건산전ㆍ큰날개ㆍ남양노비텍ㆍ한국철도기술연구원ㆍ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총 연구비는 약 64억 원이 투입된다.

 

철도경제신문은 '동력분산식 고속철도차량용 지붕탑재형 공조시스템 개발'과제의 주관연구기관인 오텍캐리어를 찾아가 공조시스템 시장동향, 주요 연구개발 목표 및 향후 과제 등을 들어봤다.

 


EMU 고속차량 수요 대응, 지붕탑재형 공조시스템 국산화 '유지ㆍ관리 토탈서비스 제공한 셈'


 

국내에서는 지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동력집중식 고속차량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공조장치 제작기술이 국내에는 없어 해외 제품을 들여왔다. 그 후 약 10여 년이 지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순차적으로 'KTX-1용 '분리형 공조장치'와 KTX-산천용 '일체형 공조장치'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동력집중식인 KTX-1ㆍ산천의 경우 차량 하부에 언더프레임형 공조장치가 장착돼 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이후 철도차량 시장이 동력분산식(EMU)으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언더프레임형이 아닌 지붕탑재형 장치가 필요했다. 당장 국내에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제품이 없자 제작사는 KTX-이음(EMU-260)에 스페인 Merak사의 제품을 사용했다. 

 

오텍캐리어 관계자는 "해외 동향을 살펴보면 스페인 Merak사는 지붕탑재형 공조시스템을 이미 개발해 판매 중이고, 프랑스 Faiveley사는 지붕탑재형 공조시스템 설계ㆍ제작기술까지 보유하고 있으나 아직 상용화된 제품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중국은 자체 개발한 동력분산식 고속열차(CRH)의 지붕에 장착할 수 있는 공조장치를 Shijiazhuang king사가 개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오텍캐리어 관계자는 "오텍캐리어는 가정용뿐만 아니라 산업용 냉ㆍ난방 및 공조장치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다"며 "수십년 간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수요자 요구사항에 따라 차종별로 다양한 철도차량용 공조장치를 제작ㆍ납품해왔다"고 밝혔다. 

 

▲ 오텍캐리어 광주공장 내 철도차량용 공조장치 생산라인.  © 철도경제

 

이번 연구과제를 통해 오텍캐리어는 참여기관과 함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용 지붕탑재형 공조시스템 국산화 ▲친환경 에너지절약형 인버터 공기조화장치 개발 ▲냉ㆍ난방 장치용 인터버 장치 기술 개발 ▲제어기ㆍ배전반 개발 ▲사일렌서(소음기) 개발 등을 진행한다. 주요 부품ㆍ구성품은 공인기관에서 시험인증을 마치고, 개발품에 대한 전체적인 성능시험 및 인증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오텍캐리어 관계자는 "해외서 선두주자인 Merak사의 제품과 차별화하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인버터를 조합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소음을 저감시키면서 히트펌프를 적용해 난방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하기는 어렵지만, 국산화를 하게 되면 운영사 입장에서 수입제품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유지ㆍ보수가 용이하다"고 말했다.

 

오텍캐리어 관계자는 "지금까지 제작사ㆍ운영기관 등과 긴밀하게 관계를 맺으면서 갑작스럽게 문제가 생겨 검토가 필요하거나, 기술적 보완이 필요한 점들은 오텍캐리어에서 빠르게 대응하며 개선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오텍캐리어 관계자는 "오텍캐리어가 국내 철도차량 공조시스템 개발ㆍ납품뿐만 아니라 사후 유지ㆍ관리에 이르는 일종의 '토탈서비스'를 제공해온 셈"이라며 "국산 공조시스템을 사용했을 때 장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해외 경쟁사와 차별화, 인버터ㆍ히트펌프 적용 '에너지 절감형 고효율 공조시스템' 개발


 

▲ 조립 중인 철도차량용(전동차) 공조장치.  © 철도경제

 

이번 연구과제에서 '국산화'와 함께 공력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 '에너지 절감'이다. 

 

현재 국내 철도차량용 공조시스템은 에너지 효율에 별도의 규제가 없다보니 정속형 압축기가 적용된 기술만 보유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자 전동차 냉ㆍ난방 장치에 반드시 '인버터' 압축기 적용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오텍캐리어 관계자는 "철도차량 공조시스템에서도 인버터를 통해 압축기의 회전수를 제어하면 에너지 효율을 끌어 올릴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정속형과 비교했을 때 전기요금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직접 체감했던 인버터 에어컨의 작동 원리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정속형 에어컨의 경우 설정 온도를 맞출때까지 실외기가 100% 운전하다가 온도에 도달하면 꺼지고, 다시 실내 온도가 올라가면 켜지는 방식으로 압축기를 OnㆍOf 제어하게 되며, 기동시 큰 기동전류가 발생되는 단점이 있다.

 

반면 인버터 에어컨은 기동시 기동전류가 최소화되며,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압축기의 가동능력을 0~100%까지 부하에 따라 스스로 조절해가며 실내 온도를 유지시키므로, 정속형 에어컨 대비 소비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

 

오텍캐리어 관계자는 "압축기용 인버터와 함께 인버터 공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제어알고리즘을 함께 개발ㆍ적용하여 고효율의 공조시스템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제작 중인 해외수출용 철도차량 공조장치.   © 철도경제

 

이와 함께 히트펌프 사이클을 적용한 난방 운전이 가능하도록 공조기를 개발할 예정이다. 히트펌프란 온도가 낮은 곳의 열을 흡수해 온도가 높은 곳으로 펌프질해 내보내는 일종의 열펌프로, 기존 난방 열원인 전기히터 대비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번 연구 과정을 통해 환절기에 히트펌프를 적용해 난방 운전이 가능하게끔 공조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오텍캐리어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형 공조시스템을 개발을 위해 인버터와 히트펌프 적용에 대한 부분은 오텍캐리어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철도차량시장 작은데...다 차종 적용 가능 '부품 표준화 정책' 필요


 

▲ 생산라인에서 철도차량용 공기조화장치를 제작하고 있는 모습.  © 철도경제

 

국내에서도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발주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지붕탑재형 공조시스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윤승오 책임연구원은 "공조기는 1편성 당 운전실에 각 1대, 객실 1량당 1대씩 장착되며, 평균 교체주기는 15년 정도로 예상한다"며 "2025년 EMU차량 발주분부터 개발품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개발한 공조시스템을 타 차종에 적용하기에는 쉽지 않다는게 오텍캐리어측의 설명이다.

 

오텍캐리어 관계자는 "국내에서 발주되는 전동차만 보더라도 대다수가 차량-공조기의 인터페이스 및 제품 사양이 달라 납품할 때마다 이에 맞춰 새로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연구과제에서 개발한 제품과 동일한 제품을 EMU 고속차량이 아닌 아른 차종에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각 부품단위별로는 일반 전동차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텍캐리어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시장 규모는 작은데, 차종별로 제각각 요구조건이 달라 제품 개발ㆍ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이 높다보니 연매출 대비 수십억 원에 달하는 기술개발 비용이 발생된다"며 "표준화 작업을 통해 낭비요소를 감소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기술연구소 시험실 내 방수시험 시설(上) 및 풍량시험 시설(下).  © 철도경제

 

오텍캐리어 연구책임자는 "공조시스템 해외 시장을 들여다 보면 일본은 히타치ㆍ도시바 등 자국에서 만든 공조시스템만 사용하는 등 폐쇄적 시장 구조를 가지고 있고, 중국에선 "Merak사와 Faiveley사가 중국 법인을 세워 표준화 제품을 생산해 원가 경쟁력을 더욱 확보하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며 "결국 수요가 적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가 숙제"라고 말했다. 

 

오텍캐리어 연구책임자는 철도차량 부품 기술 개발 및 산업구조 개선을 위해선 정부 차원의 보호ㆍ육성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냉매의 경우 80% 이상 가격이 오르는 등 전반적으로 원자재 값이 상승한 것도 부담인데, 여러 소기업에서 철도차량 공조장치 시장에 뛰어드는 경우가 있어 수주가는 더욱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기술 입찰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오텍캐리어 연구책임자는 "정부가 1990년대부터 서방선진국 수준의 산업기술 확보로 추진한 'G7프로젝트'에 오텍캐리어도 참여해 국내서 고급에어컨을 개발하며 사회적 책무를 다해왔고, 동력집중식 고속열차 공조장치 개발과제도 수행해 이번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지붕탑재형 공조장치 개발도 책임지고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오텍캐리어가 보유한 기술과 역량을 집중시켜 친환경ㆍ고효율의 국산 공조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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