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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영동서 285km/h 이상 달리던 KTX 탈선 '외부물체 충돌 VS 차륜 이탈'

√ 4호차 객실 궤도 이탈, 객실 우측ㆍ출입문 등 유리창 5장 '망치로 때린 듯 파손, 산산조각 나'
√ 최초 사고지점 영동터널 아닌 오탄터널, 폭발음 난 후 밖에서 불꽃 튀어 '화장실 폭탄맞은 듯'
√ 일각에선 외부 물체와 충격 아닌 열차바퀴 빠진 것으로 추정 '정확한 사고 원인 속단하기 일러'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2/01/06 [18:05]

[분석] 영동서 285km/h 이상 달리던 KTX 탈선 '외부물체 충돌 VS 차륜 이탈'

√ 4호차 객실 궤도 이탈, 객실 우측ㆍ출입문 등 유리창 5장 '망치로 때린 듯 파손, 산산조각 나'
√ 최초 사고지점 영동터널 아닌 오탄터널, 폭발음 난 후 밖에서 불꽃 튀어 '화장실 폭탄맞은 듯'
√ 일각에선 외부 물체와 충격 아닌 열차바퀴 빠진 것으로 추정 '정확한 사고 원인 속단하기 일러'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2/01/06 [18:05]

▲ 사고 시점부터 4호차 객실 내부를 촬영한 40초 분량의 영상. (출처=인스타그램 @choehan*** 갈무리)   ©철도경제

 

[철도경제신문=장병극 기자] 1분도 안되는 순간이었다. 시속 285km 이상으로 달리던 고속열차가 경부고속선 영동군 인근 오탄터널에 진입하자마자 '쿵'하는 폭발음과도 같은 소리를 냈다. 열차 외부에는 불꽃이 튀기 시작했고, 유리창들이 깨져 나가기 시작했다. 

 

놀란 승객들은 비명을 지르거나, 의자를 부여잡고 웅크린 채 두려움에 떨었다. 열차는 오탄터널과 영동터널 등 2개 터널을 통과한 후 3.5km를 더 움직이고 나서야 정지했고, 그제서야 승객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 경부고속선 영동터널 통과 후 약 400m 지난 지점(충북 영동군 영동읍 회동리)에 멈춰 있는 KTX-산천 23열차. 사고복구반 관계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2022년 1월 5일 촬영)    © 철도경제

 

▲ 4호차 탈선 부위를 살펴보고 있는 사고수습반 모습. (사진=2022년 1월 5일 촬영)   © 철도경제

 

▲ 사고수습대책본부가 마련된 영동군 영동급 회동리 인근. (사진=2022년 1월 5일 촬영)     ©철도경제

 

지난 5일 오전 11시 58분경 대전역을 출발해 김천구미역으로 향하던 부산행 KTX-산천 제23열차가 영동터널을 통과한 후 약 400m 지점인 충북 영동군 영동읍 회동리에서 4호차 1량이 궤도를 이탈한 채 멈춰섰다. 사고 열차에는 승객 약 300명이 타고 있었다.

 

이 사고로 객실 내 유리창 파편에 맞거나 선반 위에 올려두었던 물건들이 승객에게 떨어지면서 부상자 7명이 발생했다. 6명은 현장에서 귀가조치했지만 1명은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사고열차에 탑승했던 승객들은 14시 2분경 현장에 투입된 비상대기 열차로 옮겨 타고 부산방면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 3호차 특실 출입문을 개방해 사고열차에서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는 모습. (사진=충북소방본부 제공)  © 철도경제

 

▲ 3호차 특실 출입문을 개방해 사고열차에서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는 모습. (사진=충북소방본부 제공)     ©철도경제

 


'쾅' 소리 나더니 밖에선 불꽃 튀고, 유리창 깨져나가고 '죽는 줄 알았다'


 

사고열차에 타고 있던 일부 승객들은 SNS 등을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승객 구 모씨는 '울산에 출장가는 길에 잠 좀 자볼까 하고 눈감고 잠들었는데 쾅!하며 소리가 났다. 무서워서 통로에 직원이랑 쭈그리고 앉고, 밖에선 불꽃이 보이고 열차는 흔들리고 연기는 나고 죽는건가 했다'며 '화장실 변기는 깨지고 물은 샜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구 모씨는 사고 당시 '탈선은 아닌 것 같다'고 했지만, 실제로 열차는 탈선했다. 

 

▲ 폭탄을 맞은 듯한 4호차 객실 내 화장실 모습. 화장실 하부가 탈선한 대차 부위다. (사진=인스타그램 @koo_bon_*** 갈무리) © 철도경제

 

승객 최 모씨는 '제가 타고 있던 KTX-산천 23호 4초차 내에서 작은 폭발이 있었다'며 '유리창은 전부 깨졌고 화장실은 박살이 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타 방송사 등과의 인터뷰에서 '큰 폭발음이 있었고, 이제 오른쪽에 있는 승객분들은 다 소리 지르면서, 특히 여성 승객분들 같은 경우는 웅크리면서 바닥에 누우시고, 위에 캐리어(여행용 가방)가 다 떨어졌다'고 말했다.

 

승객 최 모씨가 SNS에 올린 영상을 확인해보니, 영동군 인근 오탄터널에 진입하자마자 폭발음같은 소리가 났고, 비명소리가 들렸다. 열차진행 방향 왼쪽에서는 차량 밖으로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오른쪽 좌석에 탑승한 고령의 승객은 앞 좌석 의자를 부여잡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도 관찰됐다. 

 

구 모씨가 SNS에 올린 사진을 살펴보면 4호차 객실에서 열차 진행방향 오른쪽 유리창 4장과 출입문 유리창 1장이 외부 파편에 맞아 깨졌다. 화장실도 폭탄을 맞은듯 산산조각 나 있었다.

 

▲ 4호차 열차진행방향 우측 객실(8, 7, 6, 5D좌석) 유리창 파손부위. (사진=인스타그램 @koo_bon_*** 갈무리)  © 철도경제

 

▲ 4호차 열차진행방향 우측 객실(4, 3D좌석) 유리창 파손부위. (사진=인스타그램 @koo_bon_*** 갈무리)  © 철도경제

 

▲ 4호차 열차진행방향 우측 객실 (2, 1D 좌석) 유리창 파손 부위. 비상유리창으로 파손형상이 다르다. (사진=인스타그램 @koo_bon-*** 갈무리) © 철도경제

 

▲ 4호차 열차진행방향 우측 객실 뒷쪽 출입문 유리창 파손 부위. 비상유리창으로 파손형상이 다르다. (사진=인스타그램 @koo_bon-*** 갈무리)  © 철도경제

 

고속열차 유리창 파손은 주로 겨울철 열차 하부의 설빙이 낙하하거나 자갈 등이 열차풍에 의해 날아 오르면서 유리창 외부에 충격을 가해 깨지는게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운영사 및 관련 전문가들도 이중창으로 안전하게 설계돼 파편에 의한 직접적인 사상사고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 사례를 보면 사고 원인이 무엇이든 열차 외부로부터 유리창에 미상의 물체들이 부딪히면서 결과적으로 승객에게 피해가 갈만큼 유리창이 부서졌다.

 

폭발음과 같은 소리, 그리고 불꽃, 급제동의 영향과 함께 유리창이 깨져 나가면서 창측에 앉은 승객들의 공포감은 더욱 커졌다. SNS에 올린 사진ㆍ영상 중 상당수가 깨져 있는 유리창을 집중 촬영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예상치 못한 이례상황 발생 시 유리창이 객실에 탄 승객들에게 강한 '충격'과 '불안감'을 줄만큼 안전하지 않다는게 이번 사고로 증명된 셈이다. 

 

▲ 4호차 열차진행방향 우측 외부에서 바라본 객실 유리 파손 모습. 사진 우측 하단부 5호차와 연결된 관절대차가 탈선했다. (사진=SBS Biz 갈무리)

 

▲ 4호차 우측 외부에서 바라본 객실 유리 파손 모습 (사진=SBS 갈무리)

 


최초 사고지점은 오탄터널, 약 3.5km 움직이다가 정차 '사고 원인 차륜 이탈?'


 

최 모씨가 SNS에 올린 약 40여 초 분량의 영상을 분석해보면 최초 사고 지점이 영동터널이 아닌 오탄터널인 것은 분명하다. 또한 약 840m 길이의 오탄터널을 통과한 시간이 약 10여 초인 것을 감안하면 사고가 발생했을 시점에 열차는 최소 285km 이상의 속도로 주행하고 있었다. 두번째 터널인 영동터널의 길이는 약 1.8km로, 터널 통과 후 400m가 지난 곳에서 최종 정차했음을 고려할 때 열차는 최초 사고 발생 직후 약 3.5km를 움직였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측은 '이번 사고는 터널 내에서 떨어진 미상의 물체와 부딪힌 이후 정지 과정에서 탈선 등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상태다. 또한 '정확한 원인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만 언급했다.

 

지난 5일 18시경 모 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구간 내에서 시설물 중 낙하 가능성이 있는 전차선 등의 설비를 살펴본 결과 육안 상으로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며 "차량 하부 대차부분으로 추정되는 곳이 침목들과 마찰하면서 최종 정차했는데, 이 과정에서 다량의 침목들에 손상을 가한 흔적들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 4호차 열차진행방향 좌측 궤도 이탈 부위. 차륜이 없으며, 코일스프링이 침목을 긁은 흔적도 보인다. 코일스프링 윗 부분이 화장실이다. (사진=충북소방본부 제공)     © 철도경제

 

▲ 4호차 열차진행방향 좌측 하부. (사진=충북소방본부 제공)     © 철도경제

 

▲ 사고열차의 후부 동력차. (사진=충북소방본부 제공)     © 철도경제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충북 소방본부가 제공한 당시 사고현장 사진을 보면, 열차진행방향을 기준으로 탈선한 4호차 대차 좌측 후부에 있어야할 바퀴 하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차에 장착된 현가장치(코일스프링)가 침목을 긁고 가다가 정차한 것으로 보인다. 

 

6일 오후 일부 언론에서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오탄터널 부근에서 4호 차량의 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빠진 바퀴는 오탄터널 안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외부 미상의 물체에 의한 충격이 아닌 1차적으로 차량에 문제가 있었음을 의미하지만 사고 원인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단정할 수 없다.

 


사고열차 올해로 6년 차 접어들어, 서울ㆍ대전역은 5일 오후 내내 혼돈 'KTX 2시간 넘게 지연'


 

▲ 사고 직후 코레일은 대전-동대구 구간만 기존 경부선으로 KTX열차를 우회 운행시켰다. 사고여파로 최대 2시간 가까이 고속열차가 지연됐다. 사진은 영동역을 지나가는 KTX열차. (사진=2022년 1월 5일 촬영)     © 철도경제

 

▲ 1월 5일 20시경 대전역 모습. 전광판에 2시간 가까이 연착된 열차들이 알림판에 표시되고 있다. 코레일은 경부선 등 KTX 정차역 안내요원들을 배치해 승객들의 혼선을 줄이고자 했지만, 서울ㆍ대전 등 주요역은 5일 오후 내내 혼잡했다. 사진=2022년 1월 5일 촬영)     ©철도경제

 

▲ 대전역 매표창구에 줄을 서 있는 승객들. (사진=2022년 1월 5일 촬영)  © 철도경제

 

사고가 난 열차는 KTX-산천 409호기다. 일명 '원강산천'으로 불리는 401호-415호까지 총 15편성은 2017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강릉선 개통 등에 대비해 2016년부터 3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된 모델이다. 올해로 운행 6년 차에 접어들었으며, 408호기의 경우 지난 2018년 12월 강릉선 남강릉선 분기점에서 탈선사고가 나기도 했다.

 

한편, 코레일은 경부고속선 영동터널 인근에서 고속열차 탈선사고가 나자, 서울-부산ㆍ진주ㆍ포항 간 운행하는 KTX 및 SRT 등의 고속열차를 동대구-대전 사이 기존 경부선(일반선)으로 우회해 열차를 운행시켰고, 일부 열차는 운행을 중단했다. 국토부는 고속철도 사고관련 위기대응 단계를 주의경보로 발령하고, 철도안전정책관을 반장으로 상황반을 구성했다. 코레일은 사장이 직접 현장에서 지휘하는 사고수습본부를 가동했다.

 

코레일측은 "현장에 226명의 직원이 복구작업에 투입, 기중기ㆍ모터카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복구장비를 동원해 복구작업에 나섰다"며 "서울방면(상행) 열차는 6일 오전 5시 47분 복구를 마치고 첫 차부터 정상운행했고, (탈선사고 난 선로인) 부산방면(하행) 열차는 07시 50분부터 열차 운행을 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민 여러분께 열차 이용에 불편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리며, 국토부ㆍ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안전에 더욱 철저를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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