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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서울시 '폭탄선언' 수도권 도시철도 연장 선긋기 "더이상 직결없다"

해당 지자체 책임 분담 비협조적인데...직결 연장 요구는 계속 증가
서울교통공사 재정적자 감당 안돼 "시계(市界) 넘으면 평면환승 원칙"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1/02/09 [18:39]

[이슈] 서울시 '폭탄선언' 수도권 도시철도 연장 선긋기 "더이상 직결없다"

해당 지자체 책임 분담 비협조적인데...직결 연장 요구는 계속 증가
서울교통공사 재정적자 감당 안돼 "시계(市界) 넘으면 평면환승 원칙"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1/02/09 [18:39]

[철도경제=장병극 기자] 서울시가 인천·경기 등 수도권과 연계해 도시철도 연장 시 직결 운행, 서울교통공사가 위탁 운영해오던 기존 방식을 거부하고, 신규 연장 노선에 대해선 더 이상 직결 운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시계(市界)를 넘어 도시·광역철도 연장 시 직결 운행이 아닌 '평면환승'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9일 밝혔다. 

 

또한 노선 연장으로 인해 승무원 운전 시간 증가에 따른 안전 문제 발생 우려를 감안해 기본적으로 서울시 내 구간만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가 운영하되, 관계 지자체·기관 등 재정부담 및 책임 소재 등을 서울시와 명확히 협의해 이를 이행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위탁 운영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 서울 5호선 하남 연장구간에 투입되는 전동차 (자료사진=서울교통공사 제공)     © 철도경제

 

◆ 서울시, 시설물 개선·증차비용 지자체 요구 "제대로 이행안됐다"

 

서울시에서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비용 문제다.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시 산하 도시철도 운영기관인데, 도시철도 연장에 따라 7호선 등 수도권 노선에 대한 운영도 맡아왔다.  

 

시에 따르면 연장 운행 시 사고 예방 및 신속한 대처를 위해 연장 구간에 대한 시설물 개선과 혼잡도 완화를 위한 증차비용 등을 지자체에 요청했지만 지자체의 재정 여건이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서울 2호선 구의역 사고가 발생한 이후 7호선에선 서울시 구간뿐만 아니라 까치울-부평구청 연장 구간도 승강장안전문 레이저 센서를 설치하려고 했으나 지자체의 예산 부족으로 설치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7호선 부평구쳥역은 개통 이후 최대혼잡도가 약 20% 증가했지만 열차를 충분히 투입하지 못해 혼잡도를 낮추지 못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다만, 올해 석남 추가 연장 개통까지 앞둔 7호선 부천·인천 구간은 인천교통공사가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인수받아 본격 운영에 들어가게 된다. 

 

◆ 서울교통공사 재정상태 심각 수준 "적자 뻔한데...시외 구간 위탁 못받는다"

 

이번 서울시의 '선언'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 요소 중 하나가 서울교통공사의 재정적자다.

 

지난해 공사의 당기순손실은 1조 954억 원에 육박했다. 지난 2018년 대비 약 200% 증가한 것으로 올해 말에는 약 1조 6000억 원의 자금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공사의 재정적자 원인은 이미 알려진대로 ▲운송 원가 대비 낮은 운임 ▲무임 수송에 따른 손실 ▲노후 차량 교체 및 안전 투자비 증가 등이다. 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이용객이 감소하면서 만성적자를 타개할 방안을 찾는게 쉽지 않다.

 

지난해에도 무임손실 문제의 심각성과 관련,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한 목소리를 내고 21대 국회서도 반응을 보이면서 무임수송 손실분에 대해 국비보전을 법제화하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도시철도법 개정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서울교통공사의 지난해 무임손실분은 2800억 원이었다.

 

▲ 전국 6개 도시철도 기관장 및 노조대표는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조오섭 의원과 간담회를 갖고 무임손실 국비지원 법제화 추진에 대해 협의했다. 하지만 지난해 도시철도법 개정안에 최종 반영되지 못했다.   ©철도경제

 

공사의 재정상황은 수렁에 빠졌는데, 노선 연장에 따른 추가 적자 압박은 커지고 있다. 5호선 하남 연장, 7호선 인천·경기북부. 8호선 별내선, 4호선 진집선 등이다. 인천을 제외하고도 4개 구간이 직결 연장돼 위탁 운영하는 셈이다.

 

서울시에선 진접·하남·별내선 등 각 노선별로 1조 원에 달하는 총 사업비까지 끄집어 내며 이번 '선언'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모양새다. 현재 관련 법에 따라 건설 사업비는 국토부와 해당 광역·기초지자체서 분담한다.

 

문제는 '건설' 이후다. 서울교통공사가 위탁 운영을 하더라도 혼잡도에 따라 전동차를 늘려야 할 수도 있고, 신호 등 시스템 관리, 각종 안전 시설 및 유지보수 비용 등이 계속 발생한다.

 

개통만 시켜놓고 해당 광역·지자체에서 '운영'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거나,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한다면 서울교통공사가 고스란히 '운영비'를 떠안아야 한다.

 

서울시와 교통공사가 돈이 있으면 시간을 두고 조율과 협의를 해나갈 수도 있겠지만, 당장 눈 앞에 닥친 '빚'이 산더미인 판국에 그럴 '여유'가 없는 것이다.

 

◆ 서울시가 내놓은 최후의 카드 '평면환승'

 

결국 서울시는 도시철도 연장을 서울 시내-시외로 구분,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인근 지자체별로 직결 연장 운행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을 무작정 듣고만 있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외를 넘어선 구간에 대해서 '평면 환승'을 하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시외 구간은 해당 지자체가 운영비용 등 재정 부담을 비롯해 '책임'을 지라는 의미다.

 

서울시는 '평면환승'이라는 카드와 함께 추가로 ▲서울 지하철 본선과 동일 시설·시스템 유지 ▲운행 분담 및 안전성 강화 ▲연장 노선의 관할 지자체 자체 운영 ▲시설·시스템 개량 비용 관계 기관 부담 원칙 등 철도 연장에 대한 조건도 '확실히' 제시했다.

 

서울시의 '조건'을 살펴보면 우선 안전사고 예방 및 유사 시 신속 대응을 위해 기존 서울 도시철도 본선과 동일한 시설, 시스템을 구축하고 차량기지 이전 및 운영 필수 시설 설치 등에 대해선 계획 단계부터 서울시·공사와 사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인천·경기에도 교통공사가 운영되고 있는 만큼 긴 노선 운행에 대한 승무원 피로도를 경감하기 위해 지자체도 이를 분담, 운행해야 한다.

 

시설물 개선·투자의 경우 관할 지자체의 재원 부담 능력을 사전 검토하고 부담 의무를 담보한다. 다만 서울교통공사의 위탁 운영이 불가피할 때는 운영비 등 재정 부담 방안이 확실해야 한다.

 

아울러 경전철을 광역철도로 연장하게 되면 차량 용량 확대, 신호시스템 개량, 정거장 확대 등 추가 발생 비용 및 건설 비용 모두를 관할 지자체와 관계기관이 부담해야 한다.

 

서울시는 이번 '선언'과 관련해 "본 원칙은 향후 서울시와 연계되는 모든 신규 철도 사업에 적용할 예정이며, 직결 연장은 서울시의 운영 원칙을 준수했을 경우에 한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서울교통공사가 위탁 운영 중인 노선도 계약 기간 만료 시 원칙에 따라 엄격히 심사해 '위탁 운영 중단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 금정역 평면환승 승강장 사례. 사진 왼쪽으로 4호선이, 오른쪽으로는 1호선이 진입한다.  (=자료사진)     ©철도경제

 

◆ 일산·하남 및 3기 신도시 도시철도 연장안, 영향 받을까

 

서울시의 이번 선언을 그대로 적용하면 인천교통공사가 인수할 예정인 7호선 부천·인천방면 연장 구간을 제외하고 진접, 별내, 하남선 등은 '계약 만료 시 심사 대상'에 들어간다.

 

만약 서울시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시계(市界)에서 전철을 갈아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향후 도시철도 연장안에 포함된 서부선 경전철 일산 연장, 3호선 하남 연장, 3기 신도시 교통대책을 위한 9호선 연장 등 신규사업은 '서울시의 원칙' 상 직결 운영을 못할 수도 있다.

 

일각에선 반드시 직결 운영을 고수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한 기관 관계자는 "도시철도는 엄밀히 말해 해당 광역 지자체 관할 인데 운영·관리에 대한 책임과 비용 문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까지는 지자체 관할 도시철도 연장 노선이 많지 않아 적정 수준에서 협의해 직결 운영을 했지만 앞으로 노선이 늘게 되면 책임과 비용을 둘러싼 잡음도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서울시도 '이미 김포공항역 9호선-공항철도 환승 사례와 같이 평면 환승을 하더라도 에스컬레이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불편함은 없다'며 세계적으로도 교외·교차 운행 시 '평면 환승' 구조를 택하고 있다며 '선언'에 힘을 보탰다.

 

다만, 평면 환승이 큰 불편이 없다고 해도 '한번에' 타고 서울로 오가길 원하는 지자체 입장에선 이번 서울시의 선언이 부담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서울과의 연결성이 상징적으로 '직결'이라는 단어와 동일시 되어 왔기 때문이다. 당장 '폭탄'을 맞은 경기도 등 광역지자체선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번 서울시의 '선언'과 관련,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시민의 이동 편리성을 위해 수도권 전체의 철도망 재편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하며, 시 역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양질의 교통 서비스 제공을 위해 무조건적인 연장 직결보다는 편리성과 효과성 등 운영 상의 장점이 입증된 평면 환승의 도입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는 출퇴근 등 수도권 시민의 이동 편리성을 도모할 수 있도록 더욱 효과적인 철도 시스템 구축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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