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 구내의 수많은 선로 가운데 1호선 전동차가 용산역을 막 벗어나고 있다. / 철도경제
용산역 구내의 수많은 선로 가운데 1호선 전동차가 용산역을 막 벗어나고 있다. / 철도경제

[철도경제신문=김인섭 수습기자] 대표적인 '서울의 관문' 서울역에서 남쪽으로 약 3km 떨어진 곳에는 또 하나의 관문이 있다.  '용산역'이다. 

용산역은 1900년 7월 8일 한강철교 완공과 함께 경인선 연장 개통으로 문을 열었다.

경인선의 역으로 시작해 일부 무궁화호와 통일호, 전철만 거쳐가던 용산역은 2004년 4월 1일 KTX가 개통하면서 서울과 호남을 잇는 고속, 일반열차의 거점역으로 그 역할이 확장됐다.

이후 경의중앙선 전철과 경춘선 ITX-청춘 개통 등으로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20만 명인 서울의 또 하나의 관문이 됐다. 

그리고 지난 5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여 년 전 좌초됐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부활을 발표하며, GTX-B와 용산역발 공항철도 등을 통해 용산역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을 기대하게 했다.

<철도경제신문>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과 관련해 향후 용산역이 서울역을 넘어선 철도교통허브로의 탈바꿈에 주목했다. 2회에 걸쳐 조명한다.

사람과 열차는 용산역으로...늘 붐비는 철도역

용산역 광역전철 승강장 모습. 하루 평균 광역전철 승객 약 15만 명에 비해 승강장이 좁아 보인다. / 철도경제
용산역 광역전철 승강장 모습. 하루 평균 광역전철 승객 약 15만 명에 비해 승강장이 좁아 보인다. / 철도경제

용산역은 올해 2월 기준 호남,전라,장항,경춘선 고속,일반열차가 발착하는 시종착역이며, 1호선과 경의중앙선, 경인선 급행 등 광역전철 환승역이다.

하루 평균 KTX와 일반열차 정차횟수 및 승하차 인원 통계를 보면 △호남선 84회, 약 2만 명 △전라선 58회, 약 1만 3천 명 △장항선 30회, 약 4천 명 △경춘선 52회, 약 7천 명 등 총 5만 명이다. 

광역전철의 정차횟수는 △경부선 84회 △경인선 58회 △경인급행 30회 △경의중앙선 52회로 나타났다. 이용객 규모는 일일 승하차 인원 약 8만 3천 명과 환승인원 약 6만 6천 명 등, 총 15만 명에 이르는 인원이 용산역에서 전철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발생한 운송수익은 연간 2천 200억 원에 이른다.

용산역에 관계자에 따르면 "용산역은 호남ㆍ전라ㆍ장항ㆍ경춘선 KTX와 일반열차, 그리고 광역전철과 서울역 발착 통과열차 등으로 열차 운행이 가장 많은 한국철도 대표역"이라고 밝혔다.

7면 17선의 대규모 철도역..."그러나 너무 비좁다"

용산역 상행 방향 통과선으로 열차가 지나가고 있다. 용산역은 호남행 열차의 핵심 거점 역할을 맡고 있지만 출발 열차 승강장이 2면, 종착열차 승강장이 1면으로 매우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철도경제
용산역 상행 방향 통과선으로 열차가 지나가고 있다. 용산역은 호남행 열차의 핵심 거점 역할을 맡고 있지만 출발 열차 승강장이 2면, 종착열차 승강장이 1면으로 매우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철도경제

용산역은 1~13번까지의 승강장과 15개의 운행선로, 2개의 유치선(留置線)을 갖추고 있다.

이 중 1~6번 승강장은 광역전철을 탈 수 있는 곳이며, 1번 승강장에서는 경춘선 ITX-청춘을 이용할 수 있다.

7~10번 승강장은 호남ㆍ전라ㆍ장항선 KTX와 일반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12~13번 승강장은 용산역 종착 열차 전용 승강장으로 지정돼 있다. 

역 구내 선로는 특1번과 특2번, 그리고 1~13번과 번호가 배정돼 있지 않은 2개의 유치선이 있다. 

특1번선으로는 춘천행 ITX-청춘과 용문역 방향 전동차가 운행하고 있으며, 특2번선은 서울역 발착 강릉ㆍ중앙선 KTX-이음 열차의 통과선으로 사용되고 있다.

나머지 1~5번 선로는 광역전철이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고속, 일반열차는 출발선인 7~9번, 반복운행선인 10번, 도착선인 12~13번선을 사용하고 있다. 6번과 11번선은 서울역 발착 열차의 통과선이다.

용산역 주변 노선의 선로 용량과 열차 운행횟수를 정리한 표. 2022 철도통계연보의 선구별 열차종별 운행횟수 자료를 발췌 후 재가공함. / 철도경제
용산역 주변 노선의 선로 용량과 열차 운행횟수를 정리한 표. 2022 철도통계연보의 선구별 열차종별 운행횟수 자료를 발췌 후 재가공함. / 철도경제

일정 선로상에서 하루에 운행 가능한 열차횟수를 뜻하는 '선로 용량'을 살펴 보면, KTX와 일반열차가 운행하는 경부1선의 서울역-금천구청역 구간은 일일 편도 222회로 나타났다. 광역전철이 운행하는 경부2선(지하서울역-구로역)은 288회, 경원선(용산-청량리)은 163회이다.

위 표를 보면 용산역을 거쳐 가는 모든 노선의 열차 운행횟수가 포화상태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선로 용량이 부족해 KTX와 일반열차, 광역전철 모두 증편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반면, 민자역사인 용산역에서 실제 역무시설로 사용되는 공간은 이웃한 서울역과 비교해 비좁아 열차 이용객과 역무원들의 불편이 야기되고 있다. 역무실과 맞이방 등 역무시설의 연면적은 약 2만 6천여㎡로, 양옆에 위치한 상업시설의 연면적(139,932㎡)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작다고 볼 수 있다.

"철도허브화 말로는 안돼...폭증하는 수요에 시설 확장 필수"

용산역 민자역사 전경. 한눈에 봐도 상업시설에 비해 용산역 자체의 면적이 작아 보인다. / 철도경제
용산역 민자역사 전경. 한눈에 봐도 상업시설에 비해 용산역 자체의 면적이 작아 보인다. / 철도경제

용산국제업무지구가 개발되고, 향후  GTX-B 노선 등 핵심 철도망이 추가로 개통하면, 용산역 이용수요가 폭증할 수 있다.

일각에선 용산역이 가진 철도기능의 중요성을 감안하고, 이용객 증가 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제업무지구의 한복판에 위치한 용산역이 향후 서울의 철도교통허브로 변화할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도 포화 상태인 선로 용량과 협소한 공간 문제를 안고 있는 현재의 용산역으로서는 국제업무지구 개발 완료 후 폭증할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용산역의 철도교통허브화를 위해선 선로와 여객 편의시설ㆍ역무시설, 열차 운영을 위한 여유부지 등 기반을 미리 확보해야 할 것"이라며 "자칫 개발 논리에 밀려, 용산역이 가진 철도 기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축소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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