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 사진=서울시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 사진=서울시

[철도경제신문=김인섭 객원기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004년 KTX 개통 이후 서울역과 함께 철도허브 역할을 담당하는 용산역의 미래가 주목된다.

용산역을 중심으로 GTX-B노선, 신분당선 북부연장사업(용산-신사)도 추진되고 있다. 지난달 5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역발 공항철도 신설 계획까지 내놨다. 

향후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완료되면 용산역은 수도권 곳곳을 빠르게 이어주는 네트워크이자, 글로벌 관문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 최고의 허브역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철도경제신문>은 지난주에 이어 용산역의 철도교통허브화를 위한 발전 방향을 짚어본다.

"용산역서 10개 철도노선 만난다...'환승+연계교통' 구축 필수"

코레일 용산역과 서울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은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지만 환승통로가 없어 환승얀계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 철도경제
코레일 용산역과 서울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은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지만 환승통로가 없어 환승얀계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 철도경제

용산역은 고속열차와 일반열차, 공역철도, 도시철도 등 모든 종류의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향후 GTX-B와 신분당선 연장선 등이 추가되면, 열차 이용 범위가 대폭 늘어나 철도 이용객의 편의가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24년 3월 4일 기준 용산역은 1ㆍ4호선 환승체계가 구축되지 않았고, 역 주변에 환승센터가 없이 여러 정류장이 분산돼 있어, 대중교통 이용객의 철도-버스 연계 환승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함께 용산역이 서울의 대표적인 철도교통허브로 거듭나기 위해선 이러한 문제점부터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안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부원장은 "현재 용산역은 아쉽게도 아직 지하철 1~4호선 간 환승체계 구축이 안 돼 있고, 역 진출입도로의 상습 정체로 인해 철도와 버스 연계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향후 도입될 GTX-B와 신분당선 등 설계 시 기존 1~4호선과 연계 체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용산역 '철도 허브화'의 한 축이 될 신분당선 용산-신사 연장 사업과 용산발 공항철도 신설 사업에서도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아있다.

신분당선 연장 사업의 경우,  '용산기지 이전'이, 용산발 공항철도 사업은 '민자사업에 대한 정부의 재정 투입'이 중요하다.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분당선의 용산역 연결 여부가 아직 확실하지 않다"면서 "용산기지 이전이 아직 끝나지 않아, 한강을 통과하는 하저터널 건설 지점 등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공항철도는 민간에서 운영하는데, 사업자가 용산역 연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결국 이를 추진하려면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데, 정부가 민자사업을 위해 재정을 쓰는 것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고 지적했다.

공항철도 용산 연장사업과 고속화 개량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공항철도 고속화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돼있다. 현재 시속 110km에서 시속 150km로 증속해, 서울에서 인천공항까지 소요시간 단축시키는 사업이다.

최 선임연구위원은 "공항철도는 현재 선로용량이 부족해 용산역 추가 연결안의 실질적 편익이 매우 작다"면서 "편익을 높이려면 공항철도 고속화가 필요한데, 고속화 사업 역시 더 많은 재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달 5일 "첨단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으로 용산지역 대중교통수단 분담률을 현재 57%에서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안호 철도연 부원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더불어 용산역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용산역과 국제업무지구를 연결하는 신교통수단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건물 내부로 진입하는 PRT(Personal Rapid Transit, 개인고속수송체계), 공공형 PM(Personal Mobility, 개인형이동장치) 등을 통해 용산역과 국제업무지구 사이의 공간적 간격을 좁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공에서 충분한 철도 인프라를 공급했다면, 이 철도 플랫폼을 활용한 연접 개발 그리고 연계 교통망 구축 등 민간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용산역의 가치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0층 빌딩에만 관심...철도역 교통허브화 구축 먼저돼야"

현재 용산역은 호남권 열차의 기점과 광역철도 환승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어 맞이방에는 철도 이용객으로 붐비고 있다. 향후 국제업무지구 개발 완료 시 이용객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된다. / 철도경제
현재 용산역은 호남권 열차의 기점과 광역철도 환승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어 맞이방에는 철도 이용객으로 붐비고 있다. 향후 국제업무지구 개발 완료 시 이용객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된다. / 철도경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용산역을 철도교통허브(Hub)로 만드는게 우선시 돼야 한다.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완료되면, 용산역 이용 수요는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중심에 용산역이 있다"면서 "앞으로 KTX뿐만아니라 GTX와 신분당선, 경의ㆍ중앙선, 지하철 1, 4호선, 신안산선 등 총 10개의 철도 노선들이 유기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용산역을 철도교통허브 기지로 변신시켜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산역의 철도허브화'라는 기반을 완벽하게 다진 후에, 서울시와 한국철도공사가 발표한 100층 빌딩, 즉 상업용 빌딩 건설 청사진이 그려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안호 부원장은 "모든 도시개발과 지구단위 개발 등의 성패는 결국 교통체계 구축의 성패와 함께한다"면서 "100층 빌딩을 포함해 용산국제업무지구 내부와 용산역을 빠르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연계하는 부분에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청사진을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용산역과의 연계 및 교통체계 구축'이라 할 수 있다"면서  "교통체계 구축 시 미래에는 '입체 계획'이 중요하다. UAM부터 지하역사 복합개발까지의 수직적 연계체계를 만드는 등 수평과 수직을 넘나드는 연계 체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강 가깝고, 서울 한복판에 있어...'물류'기능 놓쳐선 안돼"

용산역에서 한강철교 북단까지 직선거리로 약 1.2km밖에 되지 않는다. 향후 철도와 선박의 복합운송이 실현되면, 용산역은 여객철도뿐만 아니라 화물철도허브로도 발전할 수 있게 된다. / 철도경제
용산역에서 한강철교 북단까지 직선거리로 약 1.2km밖에 되지 않는다. 향후 철도와 선박의 복합운송이 실현되면, 용산역은 여객철도뿐만 아니라 화물철도허브로도 발전할 수 있게 된다. / 철도경제

용산역의 여객 취급 기능뿐만 아니라, 물류 기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과거 용산역은 서울의 철도 물류기지 역할을 수행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컨테이너 기지를 조성해 철도물류를 처리했고, 인근에 위치했던 서울우편집중국과도 연계해 다양한 화물을 철도로 운송했다.

그러다가 1984년 7월 컨테이너 업무가 의왕역(현 오봉역)으로 이전됐고, 2006년 5월부터 소화물 취급도 중지했다. 2010년 12월에는 화물 취급이 중지되는 등 용산역의 물류기능이 단계적으로 축소ㆍ폐지됐다.

하지만 '용산역 철도 허브화'가 실현되고, 경인 아라뱃길까지 활성화된다면, 선박으로 수도권 도심까지 물류를 수송할 수 있다. 용산역의 물류 기능이 되살아날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이안호 철도연 부원장은 "경인 아라뱃길을 이용해, 해양 화물 중 수도권으로 빠르게 수송해야 할 화물 수요가 있다면, 철도연에서 개발 중인 지하철을 이용한 도심물류시스템 등을 통해, 용산역을 중심으로 선박 운송과 연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산역은 지리적으로 서울의 중심에 있고, 한강과 인접해 있다"며 "한강에서 용산역으로 이어지는 공간을 '개발' 논리로만 접근할게 아니라, 환경성과 이동성을 모두 고려해 '복합물류 인프라 구축'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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